“선장은 도망가고 승무원은 조끼 안주고… 침몰도 안 알려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6일 03시 00분


세월호 공판… 미공개 동영상 50개 檢제출

세월호 침몰 당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미공개 동영상 50여 개가 검찰에 제출됐다. 광주지검은 15일 단원고 희생·생존 학생들이 세월호 침몰 당시 선체 내부 상황을 촬영한 미공개 휴대전화 동영상 파일 50여 개를 피해자 측 변호인에게서 건네받아 분석에 착수했다. 동영상 일부는 해경이 전남 진도 사고해역 수색작업으로 발견한 희생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복원한 것이고, 일부는 생존 학생들의 휴대전화에 담긴 것이다. 검찰은 분석 후 동영상 전부를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기로 했다.

또 이날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5차 공판에서 단원고 희생·생존 학생들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와 휴대전화 동영상 일부가 공개됐다. 생존 학생 1명은 ‘선내 방송에서 침몰했다는 말도 안 해줬어. 우리는 가만히 있었는데 일반인은 창문을 깨고 살았고, 그 말(방송) 그대로 믿어서 가만히 있었어’라고 적었다.

다른 생존 학생은 ‘선장 ××는 도망가고 승무원은 구명조끼 안 주고. 승무원들 미쳤다. 계속 가만히 있으라고만 하고 대책은 없고’라고 썼다. 희생된 학생들은 ‘애들아 진짜 사랑하고 나는 마지막 동영상 찍었어’ ‘옆방 애들이 캐비닛에 깔려 있어요. 어떡해. 너무 무서워’ 등 안타까운 사연을 남겼다. 메시지 내용이 공개될 때마다 방청객들은 크게 탄식했다.

3등 항해사 박한결 씨(25·여)는 선배 3명과 카톡을 통해 ‘기관장이 사고 직후 노인네(이준석 선장)가 조타실 비우고 어디 갔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어 ‘방에 가보니 이 선장은 핸드폰을 하고 있었는데 카톡, 게임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라고 전했다. 검찰은 이 선장의 휴대전화에 게임 앱 등 8개가 설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세월호 침몰 직전 유리창을 통해 빨간 구명조끼가 비쳤던 동영상은 분석 결과 유리창 2곳에선 실제로 탑승객이 유리창을 깨고 탈출하려고 시도하던 장면으로 판명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세월호 참사#세월호 공판#세월호 침몰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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