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균 영장청구]“兪씨가 오피스텔에 있을 줄은 꿈에도 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8일 03시 00분


2시간 넘게 긴가민가했던 경찰

“솔직히 우리도 거기서 유대균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25일 유대균 씨 검거작전에 참여한 인천지방경찰청 관계자는 27일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대균 씨가 머물던 경기 용인시 수지구 광교중앙로 G오피스텔은 경찰이 파악한 대균 씨 측근들의 연고지 가운데 하나였다.

경찰은 두 달 넘게 수도와 전기 사용량이 줄지 않는 점을 포착해 누군가 숨어 있을 것 같다는 것을 확신했다. 수도와 전기 상태는 수배자 검거 때 필수 확인 사항이다. 하지만 20m² 정도의 좁은 면적과 오피스텔 관리인이 “1명 정도가 쓰는 수도 사용량”이라고 해 2명이 은신 중일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특히 대균 씨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박수경 씨 정도는 있을 수 있다고 봤지만 2명 이상이, 그것도 남녀가 같은 방에 머물며 바깥출입을 하지 않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검거 직전까지만 해도 경찰은 대균 씨의 존재를 반신반의했다. 27일 공개된 검거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체포 작전에 나선 긴박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문 밖으로 사람이 나오자 도리어 놀란 경찰이 두 사람을 체포한 뒤 수배전단을 보고 얼굴을 재차 확인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 영상에는 오후 5시경 도착한 경찰이 약 2시간 동안 무작정 기다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어슬렁거리는 등 안에 대균 씨와 ‘호위무사’ 박 씨가 있다는 걸 알고 대비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관문이 열리는 순간 태권도 유단자인 박 씨가 기습적으로 공격하며 도주하려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2시간 넘게 경찰이 문 밖에서 기다리는 사이 대균 씨가 자해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대균 씨가 있는 줄 알았다면 자해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체포 작전을 펼쳤을 것”이라고 했다. 복잡한 잠금장치를 열 수 있는 열쇠 수리공은 대균 씨가 체포된 뒤에야 도착했다.

이처럼 경찰이 ‘긴가민가’했던 것은 그동안 수십 차례의 추적 과정에서 허탕을 친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구원파 핵심 신도 약 400명의 명단을 입수한 뒤 검거팀은 이들을 1명씩 추적해 왔다. 베개와 이불을 구입한 것을 수상하게 여겨 미행을 하다가 허탕을 친 일도 있었고, 한 신도는 승용차를 갑자기 바꿔 타자 도피용 차량으로 쓰는 줄 알았다가 고장이 나서 임시로 바꾼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유대균#유대균 검거#유대균 오피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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