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을 한 지 22일로 40일이 된다. 유가족들의 반발로 ‘세월호 정국’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김 씨의 건강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자칫 세월호 정국에서 야권의 대여(對與) 공세를 강화할 수 있는 또 다른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단 청와대는 선을 긋고 있다. 김 씨는 21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거절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가 합의해 처리할 문제지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야 모두 ‘출구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박 대통령이 나선들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현실적 고민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만남 자체보다 무슨 얘기를 나눌지가 중요하다”며 “지금 대통령이 김 씨를 만나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 내에선 김 씨의 단식이 장기화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김 씨를 만나 달라고 요청한 만큼 무작정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권에선 청와대가 직접 나설 수 없는 만큼 새누리당 지도부가 김 씨를 만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이정현 최고위원 등이 김 씨를 만나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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