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 꽉 막힌 政局]한숨 쏟아진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
“의원 대부분 양보할만큼 했다 생각”… 일각선 ‘朴대통령 역할론’ 제기도
김무성 “특권 포기 혁신 바로 시작” 얼음물 샤워 동참… “다음은 김기춘”
“국회의원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
22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에 참석한 한 재선 의원은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 때문에 꼬인 정국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날 곳곳에 모여서 얘기를 나누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답답하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은 없다”
한 3선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이 여당이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만약 여기서 한 번 더 협상을 한다고 해도 그때는 의원총회에서 추인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의원 대부분은 여당이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역할론도 당 내부에서 나오지만 일부에 그치고 있어 당론이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의원도 있었다. 한 초선 의원은 “‘방탄국회’ 비판을 받아가면서 단독으로 임시국회까지 소집해놓고 분리 국정감사를 의결하기 위한 본회의는 안 열겠다고 말하는 게 앞뒤가 맞는 얘기냐”고 말했다.
이날 연찬회에선 야당 협조가 없으면 결국 분리 국감을 여당 홀로 강행하긴 어려울 거란 얘기가 오갔다. 상임위 간사를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여당이 단독으로 여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며 “결국 피감기관들만 죽어나는 꼴”이라고 말했다.
21일 전격 구속된 여야 의원 3명의 신병 처리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의원들은 “앞으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진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 새누리당 지도부 첫 연찬회…혁신 계기될까
이날 연찬회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김무성 대표 등 새 지도부와 소속 의원이 모두 참석한 첫 행사. 김 대표는 혁신을 강조하면서 “기득권과 특권을 포기하는 작은 실천을 지금 바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찬회 강연자로 초청돼 1시간가량 최근 경제 현황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 등 향후 경제운용 방안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부동산시장이 아직 한겨울인데 한여름에 입던 옷을 계속 입고 있으니 감기가 걸려서 투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당이 입법 또는 여러 가지 정책적 지원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어렵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했다. 앞서 채널A의 ‘뉴스 TOP10’을 진행하는 박정훈 정치부 차장이 그를 지목한 데 따른 것.
김 대표는 “루게릭 환자 여러분 힘내시기 바란다”며 얼음물을 뒤집어쓴 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목했다. 김 대표는 “박 의원은 찬물 뒤집어쓰고 정신 차려서 당내 강경파를 잘 설득해주고, 김 실장은 너무 경직돼 있다. 찬물 맞고 좀 더 유연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 위원장에게는 “노사정위원회를 떠났던 한국노총이 다시 복귀하는 큰 결단을 내려준 데 대한 존경의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지목을 받았는데 동참해야 되냐고 묻는 질문에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즐거워하겠냐”며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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