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아빠 “대통령 아닌 경호원에게 욕한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9일 03시 00분


[세월호법 대치 새 국면]
막말 논란 적극 해명 “경호원에겐 욕해도 되나” 비판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47)가 단식 개시 46일째인 28일 단식 중단을 선언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씨 등과 세월호 대책위 측은 가족과 주변의 만류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김 씨를 둘러싼 ‘아빠 자격’과 막말 논란 등이 확산되자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 씨는 최근 불거진 막말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씨는 28일 오전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 등에 올라온 막말 동영상에 대해 “욕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호원에게 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영상은 김 씨가 세월호 참사 다음 날인 4월 17일 박 대통령이 있던 단상을 향해 “사람 바꿔 달라니까! 책임자를 바꿔 줘!”라고 고함친 뒤 돌아서며 “××, 받아버릴까 한번”이라고 발언한 부분을 담고 있다. 김 씨는 경호원 4명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으며, 이들이 뒤에서 당기기에 소리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자신에 대한 비난 댓글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루머들 때문에, 자꾸만 꼬투리 하나 잡아서 너무 막 허황되게 없는 얘기까지 해가면서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며 “그런데 그거 신경 안 쓰는 이유가 제 자신이 떳떳하고 당당하니까 죄 지은 게 없으니까 그래서 그냥 참고 있다”고 말했다. 두 딸의 양육에 무관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하고 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김 씨의 딸까지 나서서 이야기하는 상황이 가슴 아프고 분통 터진다”고 말했다.

병원에 입원해서도 단식을 계속했던 김 씨가 갑자기 단식을 중단한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관심의 초점이 정치권이나 세월호 특별법이 아닌 김 씨 개인 신상으로 향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았을 것이라는 일반인 유가족의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김 씨 등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가족들과 주변의 만류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못 박았다. 유 대변인은 “둘째 딸이 아빠가 잘못될까 걱정하고, 시골의 김 씨 노모도 계속 울며 만류하는 데다 과거 수술받은 부위가 안 좋아져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세월호 유족들을 비방하는 ‘악성 댓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89명을 수사 중이다. 4월 16일부터 이날까지 접수된 명예훼손, 모욕 등 사건은 모두 89건으로 이 가운데 6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1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1명을 내사 종결했으며 21명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이다.

박성진 psjin@donga.com·이건혁 기자
#세월호 특별법#김영오#유민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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