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이 도피를 위해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1번(추정) 가방’ 등 가방 3개를 검찰이 추가로 발견했다. 현금은 없었고 만년필과 산삼 세트, 고가의 기념품 등이 담겨 있었다. 이에 따라 검찰이 확보한 유 전 회장의 도피용 가방은 총 10개로 늘어났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인 박모 씨(금수원 식품팀)의 경기 안성시 금광면 H아파트에서 1번 가방 등 여행용 가방 3개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가방들은 유 전 회장이 도피하기 전 일명 ‘신엄마’인 신명희 씨(64)가 4월 22일경 박 씨에게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확보한 가방은 총 3개로 회색 여행용 가방, 체크무늬 이민용 가방, 검은색 이민용 가방이다. 가방 3개 모두 띠지가 붙어 있지 않았고 1번 띠지는 체크무늬 가방 안에서 발견됐다. 회색 여행용 가방에는 몽블랑 만년필 세트 30여 개가, 체크무늬 가방에는 기념품 산삼세트와 기념주화 등이 들어 있었다. 검은색 가방에는 장 세척용 호스, 옥돌 등이 있었다.
검찰은 미국에 체류 중인 박 씨와 통화해 “경찰의 수색이 계속되자 겁이 나 띠지를 떼어 냈다. 하지만 1번과 10번 띠지는 기억이 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가방 3개를 감정한 결과 여행용 가방 왼쪽 위에 남겨진 테이프의 일부가 5번 띠지의 재질과 동일하고 흰색 종이에 가로 3cm, 세로 4cm 크기, 파란 글씨체까지 같다는 의견을 검찰에 통보했다.
검찰은 지난달 9일 경기 안성시 금수원 인근의 A 씨 집을 압수수색해 총기 5정과 현금 15억 원이 든 2, 3, 6, 7, 8번 띠지가 붙어 있는 가방 5개를 발견했다. 이에 앞서 6월 27일 전남 순천시 송치재 별장에서는 4, 5번 띠지가 붙은 여행용 가방 2개에서 각각 8억3000만 원, 미화 16만 달러(약 1억6000만 원)를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에서 정치권 로비 리스트와 비자금 장부 등이 1번 띠지 가방에 들어 있을 것이라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지금까지 수사로는 1번 띠지 가방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14일 신 씨의 언니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서랍장에서 수표와 현금 등 총 1억850만 원을 발견했다. 이 돈은 평소 유 전 회장의 수행원 신모 씨(33·여·구속기소)가 관리하던 것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이 지금까지 확보한 유 전 회장의 도피 자금은 총 30여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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