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와 특별검사 추천권 문제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상이한 여론조사가 나왔다.
KBS의 지난달 30일 여론조사에는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기소권을 보장하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58.3%)가 '동의하지 않는다'(38.6%)는 의견보다 19.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반면 조선일보의 지난달 26일 여론조사에선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세월호 가족대책위의 주장에 대해 '필요하지 않다'(47.3%)가 '필요하다'(43.0%)는 답변보다 4.3%포인트 많았다.
여야의 8·19 재합의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KBS 조사에서는 '다시 협상해야 한다'(53.7%)가 '재합의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41.6%) 보다 12.1% 포인트 높았지만, 조선일보 조사에서는 '여야가 합의한 대로 해야 한다'(48.6%)가 '다시 협상해야 한다'(43.5%)는 의견보다 우세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두 기관이 의뢰한 여론조사기관이 미디어리서치로 일치한다는 점이다. 같은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가 불과 4일 만에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전혀 다른 결과에 대해 여야는 물론 보수·진보 진영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앞세워 여론이 자기편임을 강조하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가들은 여론조사 문항 설계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고 있다. KBS 조사에선 유족들의 적당한 요구라는 점을 강조하는 내용이 설문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어떻게 설문을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여론조사의 기본 상식"이라며 "여론조사로 인한 단일화를 할 때 각 후보 측에서 문구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