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의 정치화’ 현상이 유족들은 물론 국민 전체의 후유증 극복을 가로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심포지엄 ‘세월호가 묻고, 사회과학이 답하다’에서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한국호의 민낯을 보여줬다면 그 이후 진행된 세월호 참사의 정치화 과정은 한국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재난의 정치화란 사회적으로 큰 피해와 충격을 가져다 준 사건이 정치적으로 첨예한 당파적 주제로 등장하는 것을 말한다. 박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정치화된 원인으로 △참사 규모와 그 사회적 충격 △재난 대응에 대한 당파적 책임 추궁에 취약한 구조 △사고발생과 구조과정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적 배분 △참사 직후에 진행된 2차례 선거(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 등을 꼽았다. 그는 “미국이 9·11 사태 이후 독립적이고 초당파적인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처럼 탈(脫)정치화된 진상조사 활동이 절실하다”며 “세월호 유가족을 정치적 소수자로 만드는 세월호 참사의 정치화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의 공공성 결핍이 불러온 재난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덕진 사회학과 교수는 “2011년 대지진 직후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의 ‘멜트 다운’이 총리에게조차 공개되지 않는 등 공개성 문제와 함께 도쿄전력 직원들이 먼저 대피하는 등 공정성, 민주성에 위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세월호 참사 당시 선원들만 먼저 탈출하거나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던 점과 유사하다”고 했다. 이현정 인류학과 교수는 “세월호가 낳은 고통에 대해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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