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피해주민의 상처를 치유할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이 여·야의 지원 방식 등 사소한 이견으로 국회 문턱 못 넘고 있어 2년째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피해주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14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발의된 특별법안은 자유한국당 김정재(포항 북)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홍의락(대구 북을) 의원, 바른미래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 등이 제출한 5건이 있다.
피해주민들의 절박감에도 특별법 제정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손해배상금 등 피해주민에 대한 지원 방식에 있어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재 의원이 법안에서 규정한 ‘손해배상’에 대해 민주당은 지진이 국가나, 지자체, 특정인의 위법이나 불법행위로 남에게 끼친 손해가 아닌 천재지변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반대로 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법안에서 규정한 ‘지원금’은 포항 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 지진이라고 발표한 정부의 조사결과를 부정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여기에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관련 상임위가 고루 참여하는 특위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요구하고 한국당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하면 된다고 맞선 것도 시간을 까먹은 주요 원인이 됐다. 올해 정기국회에서 특별법이 제정되지 못하면 내년 2월 임시회를 봐야하지만 코앞에 제21대 총선을 앞둔 시기임을 감안하면 자칫 자동 폐기될 우려도 없지 않다.
특별법의 연내 처리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는 형성된 만큼 포항을 비롯한 경북도와 포항시, 경북지역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고충 해소 차원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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