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지진 피해 이재민들을 만나 “정부가 책임을 덜 지기 위해 꼼수를 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포항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진 이재민들이 임시로 머물고 있는 흥해초등학교 뒤 희망보금자리 이주단지를 찾았다.
컨테이너 조립식 건물로 지어진 이곳은 2017년 11월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주택이 전파 또는 반파되는 피해를 입은 흥해 주민 29세대가 입주해 있다.
이 총리는 이주단지에서 거주하는 임춘자 할머니(78)의 손을 잡고 “우리 어머니도 건강이 어떠시냐고 여쭤보면 온몸이 다 아프다고 하신 생각이 난다”며 “지진으로 집을 잃고 추운 겨울에 눈 수술까지 하신 걸 보니 가슴이 아프다.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위로했다.
이어 지진 트라우마를 겪는 주민 치료를 위해 준공한 흥해 지진트라우마치유센터를 찾은 이 총리는 치료를 받던 주민에게 “어떤 점이 불편하시냐”, “치유에 도움이 되시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 총리는 3년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채 흥해실내체육관에서 지내고 있는 이재민들과 만나 지진특별법 국회 통과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이재민들이 주거시설과 도시 재건, 재건축 등에 궁금해하자 이총리는 “지진특별법은 여·야가 합의해 만든 것”이라며 “기존의 법대로 가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여러분들에게 수용되기 어려운 게 나올 수 있다. 이것이 법과 제도의 한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법이라는 건 기존 법을 뛰어넘어 새로운 접근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 문을 열어놓은 것이며, 앞으로 몇 개월 안에 시행령을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행령을 만들기 전 여러분들의 아픔을 보고 듣기 위해서 왔다. 물러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임기 내 시행령이 완성되지 못하겠지만 방향이라도 잡아 놓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재민들과 포항시 사이에 송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포항시를 싸움의 상대로 보지 말고 대화를 통해 받아들일 것은 받아줘야 대피소 생활이 하루빨리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지진 피해의 책임을 덜 지기 위해 꼼수를 부리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오래가는 건 정부나 포항시나 좋은 일이 아니다”며 “상태에 맞는 접근법을 연구해 보겠다”고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이재민 대피소 방문에 앞서 흥해 전통시장을 찾은 이 총리는 포항 특산물인 과메기와 빵을 시식한 후 “침체된 지역 경기가 되살아나도록 포항시와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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