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일 전 지진 피해를 겪은 경북 경주 시민들이 포항에서 이재민들을 위해 급식봉사를 했다.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 소속 자원봉사자 20여 명은 16, 17일 포항시 대피소인 항도초등학교 체육관을 찾아 150여 명에게 매 끼니를 제공했다.
대부분 지난해 9월 경주 지진을 겪은 봉사자들은 지진 발생 다음 날인 16일 오전 8시 포항을 찾았다. 그만큼 하루빨리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포항과 경주는 경계를 접한 이웃 도시다.
봉사자 조래숙 씨(56·여)는 경주 지진 당시를 떠올리면 심장이 아직도 벌렁거린다. 하지만 포항 시민들이 찾아와 건넨 위로를 잊지 못해 발 벗고 나섰다. 조 씨는 “지난해 여기 분들의 도움으로 경주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이번에는 우리가 작은 도움이나마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추운 날씨를 고려해 쇠고깃국과 황탯국처럼 따뜻한 국을 주 메뉴로 삼았다. 재료 선정부터 요리, 배식, 그리고 설거지까지 다 했다. 봉사자 김종순 씨(63·여)는 아침 준비를 위해 한숨도 못 자고 17일 오전 3시 경주에서 출발했다. 김 씨는 “아침에 대피소에 들어가니 몸이 떨릴 정도로 추웠다. 이재민들이 따뜻한 국으로 몸을 녹였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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