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과 20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3.0 이상의 여진이 잇달아 발생했다. 여진이 점차 줄어들던 상황에서 갑작스레 강한 여진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때처럼 일주일여 뒤 본진(本震) 못지않은 여진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23일 전후가 고비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 45분 47초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깊이 9km)에서 규모 3.5의 여진이, 약 6시간 뒤인 20일 오전 6시 5분 15초 북구 북쪽 11km 지역(깊이 12km)에서 규모 3.6의 여진이 연이어 일어났다. 특히 20일 여진은 최대 진도가 5에 이르렀다.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질 정도의 진동이었다. 최근 포항 여진은 줄어드는 추세였다. 규모 2.0 이상 여진은 △15일 33회 △16일 16회 △17일 3회로 꾸준히 감소하다가 18일에는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주 지진 당시에도 여진 횟수가 줄다가 갑자기 일주일 만에 강한 여진이 찾아왔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지진이 줄어든 기간 힘을 응축했다가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발생한 여진의 강도는 포항이 경주 지진 때보다 작다. 발생 엿새째까지 규모 2.0 이상 여진도 포항 58회, 경주 101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포항 지진의 진원이 얕고 지반이 약해 여진 규모가 작더라도 피해는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행정안전부 활성단층조사단 관계자는 “액상화(지진으로 땅이 물렁해지는 현상)가 진행된 지반에 지진이 닥치면 큰 피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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