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6.5이상 지진땐 강남도 액상화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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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영등포-양천구 지수 높아… 매립지 많은 서산-송도도 지반 약해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의 한 논. 포항 지진의 진앙 인근인 이곳에서 지반이 물렁해지는 ‘액상화’ 현상이 발생하자 정부가 현장조사에 나섰다. 중앙지진재해원인조사단 관계자들은 20m 깊이로 땅을 뚫어 액상화가 일부 지역의 현상인지, 아니면 지역 전체에 퍼져 있는지를 확인했다.

포항 일대에서 액상화 현상이 관측되면서 ‘우리 동네는 안전하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른 지역도 안심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서경대 도시환경시스템공학과 최재순 교수팀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와 영등포구 양천구 등이 다른 구에 비해 액상화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최 교수팀은 장기간 지진과 액상화 우려 지역을 연구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경남 양산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액상화 위험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2009년 한국지반공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서울시 액상화 재해도 연구’에서도 강남구 영등포구 등이 ‘액상화 가능성 지수(LPI)’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LPI는 지진의 힘과 지진을 버티는 땅의 힘, 지하수가 뭉쳐지면서 흙을 뚫으려는 힘 등을 계산한 지수로, 값이 높을수록 지진 시 건물 붕괴 등 위험이 커진다.

지반이 약한 곳은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면 흙과 모래 사이로 물이 들어가면서 암석이 액상으로 변한다. 송파구 잠실 등은 개발 과정에서 하천을 막아 매립한 곳이 많다. 다만 최 교수는 “잠실 등은 액상화 가능성이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뿐 아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LPI가 높은 지역은 낙동강 일대의 경남 김해와 울산, 부산을 비롯해 매립지가 많은 충남 서산, 인천 송도 등이다. 액상화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시민 불안감이 커 집값 하락 등 재산상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행정안전부는 전국 액상화 관련 정보를 내부용으로만 다룰 뿐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윤종 zozo@donga.com / 포항=구특교 기자
#지진#액상화#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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