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한 시간 뒤 화재 발생…대형 산불로 번져
윤한홍 "한전, 탈원전 탓 수익성 악화로 참사"
한국전력이 강원도 지역을 휩쓴 대형 산불 원인으로 지목된 개폐기에 대해 발화 1시간 전 육안점검을 한 뒤 이상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소속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화재 발생 당일인 지난 4일 오후 6시까지 이틀간 사고 개폐기가 위치한 구간에 대해 ‘산불예방 순시 및 강풍특별순시’라는 명목으로 육안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육안점검이 끝난 지 약 1시간20분 후인 오후 7시17분께 해당 개폐기가 화재를 일으켜 결국 대형 산불로 번졌다. 이에 따라 육안 점검으로는 화재 예방에 한계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윤 의원실 측은 지적했다.
의원실 측은 충분한 예산 지원으로 노후·불량 개폐기를 적시에 교체하고 광학카메라 점검이 제대로 진행됐다면 이번 사고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폐기의 안전 진단과 관련된 배전유지보수 예산(실적치 기준)은 1조4418억원으로 2017년(1조8621억원) 대비 22.6% 급감했다. 2014년부터 증가세였던 배전유지보수 예산이 2018년 들어서 급감했고 올해도 1조4449억원에 그쳤다.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개폐기 외관 및 설치 상태 등을 점검하는 광학카메라 진단은 지난해부터 단 한 차례도 실시되지 않았다. 해당 진단은 예산이 감축되기 전인 2017년에는 실시했던 것이다.
윤한홍 의원은 “이번 화재는 탈원전에 따른 한전 수익성 악화가 예산 삭감과 부실점검으로 이어져 빚어진 참사”라며 “예산이 줄어드니 부실 점검은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안전을 위해 탈원전 한다더니 경영난에 빠진 한전이 안전예산을 축소하는 역설적 상황이 생겼다”라며 “정부는 이번 화재에 대한 철저한 원인조사와 함께, 탈원전 정책이 우리 사회 곳곳에 예기치 못한 위험을 양산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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