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강원도 산불 피해 보도 때 재난방송 주관사 KBS의 늑장 특보와 거짓 중계 행태를 강도 높게 질책했다.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김석진 부위원장은 “KBS는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한 지 1시간 10분이 지나 첫 특보를 했고, 중계차를 강릉에 두고 고성이라고 속이는 등 취재 윤리도 저버렸다”면서 “재난방송 내용도 불이 타오르는 기세 등 스케치에 치중해 ‘불구경 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라 재난방송 주관사로 지정된 KBS의 뉴스특보는 산불이 처음 발생한 이후 3시간 40분이 지난 4일 오후 10시 53분쯤 이뤄졌다. 오후 11시 5분에 다시 정규방송(‘오늘밤 김제동’)을 방영하다가 20분 뒤에야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됐다.
KBS 기자 출신인 표철수 상임위원도 산불이 난 고성에서 80km 떨어진 강릉에서 찍은 방송을 현장에서 찍은 것처럼 보도한 행태에 대해 “참담하다”고 말했다. 표 위원은 “(KBS가) 나사가 풀린 것도 도를 넘었다. 재난 주관 방송사로서 느슨하고 무책임한 행태를 일삼는다면 소중한 수신료가 왜 투입돼야 하느냐”고 질타했다. 고삼석 상임위원도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는 국민들이 미흡하다고 평가하면 미흡한 것이지 다른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한편 방통위는 강원 지역 산불 피해 주민에게 6개월간 수신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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