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한국전력 사장이 강원 산불피해지역을 찾아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 고성지역 이재민들은 ‘추상적이고 모호한 답변’이라고 비난했다.
25일 강원 고성군 노송공원에서 열린 고성 한전발화 산불피해 이재민 비상대책위원회 총회에서 고성 주민이자 이재민 김혁기씨(53)는 자유발언을 통해 “긴 시간 보관해온 조상님들의 유품을 비롯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유품이 모두 타버린 것을 느끼게 된 순간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며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물, 생활용품보다 긴 세월 보관해온, 어쩌면 더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건물을 지으면서 기뻐하던 가족들 모습, 생황용품을 하나씩 바꿀 때마다 기뻐하던 어머니 모습, 나무를 심으면서 파안대소하던 아버지 모습, 군대에서 주고받았던 편지, 터전에서 같이 뛰어놀던 형제자매의 모습 등이 송두리째 없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민이 요구하는 것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들을 보상해달라는 것이 아닌 잃어버린 것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건물과 생활용품”이라고 했다.
그는 한전에 ‘이재민이 입은 손실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지겠다’는 답변을, 정부에는 ‘한전의 진정성 있는 보상과 배상이 되도록 관리하고 감독하는 의무를 다하겠다’는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한전은 24일 고성군 토성농협 소재 비대위 사무실에서 면담을 갖고 자체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비대위와 협상해 나가기로 했다.
비대위 측은 협의 과정에서 피해배상범위를 좁히는데 후퇴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한전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을시 강경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산불로 인한 고성지역 이재민은 현재까지 413세대 959명으로 집계됐다.
피해현황은 2198억원으로 추정된다. 주택과 부속창고, 산림, 농·수·축산업, 소상공인·중소기업, 관광·문화·종교·사회복지 시설, 공공시설 등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고성군은 피해 복구까지 총 예산 4000억 원 이상 들것을 예상해 이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