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양(18)의 영정사진 앞에서 편지를 읽던 단짝 친구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24일 오전 6시 반 충북 제천시 제천보궁장례식장의 9.9m² 남짓한 빈소에서 김 양의 부모는 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다가 엎드려 흐느꼈다. 김 양은 사흘 전 ‘대학 입학을 앞두고 생활비를 벌겠다’며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 스포츠센터에 왔다가 목숨을 잃었다.
김 양의 빈소에는 당초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보낸 조화가 있었다. 그 자리는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다른 조화가 차지했다. 숙명여대가 예비 합격생 김 양을 위해 보낸 조화였다. 올해 고교 3학년이던 김 양은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숙명여대에 합격했다. 내년 3월 ‘과학리더’ 4년 장학생으로 화공생명공학부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김 양 아버지는 캠퍼스를 거닐 꿈에 부풀었던 딸을 위해 대통령의 조화를 치웠다. “딸에게 해준 게 없는 못난 아버지이지만 부디 갈 때만큼은 국화 향기를 맡으며 편히 갔으면 합니다.” 김 양의 영정사진이 가족과 함께 빈소를 떠난 뒤에도 조화는 그대로 있었다. 아버지는 “딸이 머문 자리에 국화향이 가득했으면 싶어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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