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일주일전부터 1층 천장 수시 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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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든다고 전문업체 안 불러… 관리인이 열선 수리하다 불 난듯
건물주 구속… 관리인은 영장 기각

화재로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에서는 사고 일주일 전부터 대형 참사의 조짐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스포츠센터 건물은 이달 중순부터 여러 차례 누전이 발생했다. 원인은 1층 주차장 천장에 있는 동파방지용 열선이었다. 하지만 건물주 이모 씨(53)는 전문 업체에 맡기면 공사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건물 관리인 김모 과장(51)에게 열선 문제점을 해결하도록 지시했다. 김 과장은 안전관리 자격이 없다.

김 과장은 경찰 조사에서 “사고 일주일 전부터 날씨가 추워져 1층 천장 배관에 있는 동파방지용 열선에 얼음이 끼어 수시로 누전됐다. 누전 차단기가 작동되면 전기 공급이 일부 차단돼 고객들이 자주 불편을 겪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과장이 누전 때마다 열선을 손으로 펴는 등 위험한 방법으로 작업하다가 합선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이 씨가 열선 작업을 전문업체에 맡겼다면 화재를 막았을 가능성도 있다.

김 과장은 이날 청주지법 제천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남자여서 여탕을 관리하지 않았다. 사건 당일 여탕 세신사가 해고됐고 2층 매점 주인도 이미 해고된 상태여서 화재 당시 여탕 상황을 관리할 사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건물주 이 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김 과장에 대해서는 “지위와 역할, 업무 내용, 권한 범위 등을 고려할 때 범죄사실에 대한 주의 의무가 있었는지 불명확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제천=김배중 wanted@donga.com·이민준·조응형 기자
#제천화제#누전#건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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