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 진입-유리창 파괴 지시 안해… 전체 상황 장악 못하는 등 역량 부족”
소방청, 충북소방본부장 직위해제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늑장 대처가 화를 키운 것으로 결론 났다. 소방청은 충북소방본부장을 비롯한 4명을 직위해제 등 중징계하기로 했다.
제천 화재 참사를 조사한 소방합동조사단(단장 변수남 소방청 119구조구급국장)은 11일 오후 제천체육관에서 최종 브리핑을 열어 “신속한 초동대응과 적정한 상황 판단으로 화재 진압 및 인명구조 지시를 제대로 내렸어야 하는 현장 지휘관들이 상황 수집과 전달에 소홀했다”고 밝혔다.
변 단장은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2층 내부에 구조 요청자가 많다는 것을 알고도 비상구를 통한 진입이나 유리창 파괴를 지시하지 않는 등 전체 상황을 장악하지 못하고 역량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 서장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지휘를 맡은 김종희 지휘조사팀장에 대해서도 “눈앞에 노출된 위험과 구조 상황에만 집중해 건물 뒤편 비상구 존재와 상태를 확인하거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방본부 상황실이 2층에서 구조를 요청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무전으로 전파하지 않고 일부 지휘관에게 유선전화로 연락해 구조대에 폭넓게 상황 전파가 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소방청은 지휘 책임과 대응 부실, 상황 관리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했다. 김익수 소방본부 상황실장, 이상민 제천소방서장,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은 소방청 인사위원회에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한편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화재 원인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1층 주차장 천장 보온등(燈)의 축열(과열)이거나 전선의 절연 파괴로 인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는 감식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발화 지점은 건물 관계자가 작업했던 1층 주차장 천장 위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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