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앞둔 BMW 520d, 또 달리다 화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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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중앙고속道서 올들어 7번째

29일 0시 무렵 강원 원주시 중앙고속도로 치악휴게소 인근에서 주행 중이던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진화하고 있다. 원주소방서 제공
29일 0시 무렵 강원 원주시 중앙고속도로 치악휴게소 인근에서 주행 중이던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진화하고 있다. 원주소방서 제공

주행 중이던 BMW 520d 승용차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7번째다. BMW 차량에 대한 리콜이 결정됐지만 차주들은 물론이고 시민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강원 원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29일 0시 28분경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면 치악휴게소 인근에서 이모 씨(44)가 운전하던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전소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 등이 20여 분 만에 불을 진화했다. 화재 직후 운전자는 신속히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씨는 “주행 중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와 갓길에 차를 세우자마자 차 앞부분에서 불이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520d 차량 화재는 끊이지 않고 있다. 23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장수 나들목에서 일산 방면으로 1km 떨어진 지점을 달리던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났다. 19일에는 경기 성남시의 상가 앞에 주차를 마친 직후 화재가 발생했고 경북 영주시(15일)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5일)에서도 주행 중이던 차에 불이 붙었다.

정부와 업계에선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이 문제인 것으로 보고 있다. EGR는 디젤자동차의 매연을 줄이기 위해 엔진 배기가스 중 일부를 배출하지 않고 냉각시켜 엔진 내부로 순환시키는 장치다.

계속된 화재에 국토교통부는 26일 화재 사고 발생 위험이 발견된 BMW 차량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리콜 대상 차량은 2011년 3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생산된 42개 차종으로, 520d 차량 3만5115대를 포함해 10만6317대에 달한다. 수입차 리콜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BMW가 국토부에 제출한 리콜 계획서에 따르면 27일부터 해당 차량 전체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다음 달 중순부터 EGR 모듈 교체를 진행한다. 국토부는 리콜과 별도로 교통안전공단에 520d 등의 제작 결함 조사를 지시해 진행 중이다. 차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원 수 27만 명인 BMW 동호회 온라인 카페에는 “휴가 때 리콜 대상인 차를 몰고 가야 하는데 불이 날까 봐 걱정” “차량용 소화기를 구매했다”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한 차주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타고 다니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리콜 규모가 크다 보니 전국의 BMW 서비스센터에는 비상이 걸렸다. “20통 전화해서 겨우 연결됐는데도 예약을 못 했다” “늦으면 (리콜에) 몇 달 걸리기 때문에 무작정 차를 끌고 가 맡겼다”는 경험담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홍석호 will@donga.com·최지선 / 원주=이인모 기자
#bmw#리콜#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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