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닭·오리 관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바이러스가 고병원성 AI인 ‘H5N8’로 확인되고 처음으로 호남지역에 가금류 관계자 이동중지 명령까지 내려지자 일반 시민들 사이에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취재팀이 서울시내 닭·오리 음식점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 AI로 인한 매출 감소를 체감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AI 사태’가 시작되는 단계라고 여긴 상점 주인들은 상황이 악화될까 봐 가슴을 졸였다. 서울 종로구의 한 닭요리 전문점에서는 여전히 손님들이 점심으로 닭요리를 먹고 있었다. 주인 안복순 씨(59·여)는 “원래 주말에도 손님이 꽉 차는데 오늘은 좀 덜한 편”이라며 “지금은 괜찮지만 손님들이 앞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삼계탕집 주인 조모 씨(50·여)는 “손님이 덜 오는 것도 문제지만 (도살처분 때문에) 이제 곧 닭값이 오르는 게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중구 회현동의 한 오리 전문점 주인 이모 씨(62)도 “아직 예약이 취소된 것은 없지만 당장 내일부터 매출이 줄어들 것 같다”며 걱정했다.
시민들은 ‘익혀 먹으면 괜찮다’며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한 닭요리 전문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나온 박모 씨(71)는 “닭요리로 유명한 집이라 오긴 왔는데 좀 꺼려지긴 했다”며 “찜찜해서 팍팍 끓여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일부 누리꾼이 이번 AI 발생을 ‘음모론’과 연결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wjtmdtk****)은 19일 트위터에 ‘AI가 의심이 간다. 하필이면 이런 시기에…. 난, 정부가 AI를 의도적으로 살포한 것이라 생각된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yoa****) 역시 관련 뉴스 링크와 함께 ‘의료민영화를 위해 아껴둔 카드였을까요? 아니면 이때쯤 조류독감이 아니라 북풍(北風)이었을 것 같은데’라고 쓴 글을 리트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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