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 이후 닭·오리고기 소비가 크게 줄어들자 정부 부처뿐 아니라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시작했다.
13일 각 유통업체에 따르면 AI 발병 이후 닭이나 오리고기 소비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하나로마트 판매액 기준으로 닭은 49%, 오리는 64% 소비가 줄어들었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 현대그린푸드 등 식자재유통업체에서도 닭이나 오리고기 매출이 17∼50% 줄어들었다. 이번 AI가 처음이 아니라 당초에는 과거 경험에 따른 학습 효과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초기엔 소비 감소가 미미했지만 발병 지역 규모가 확산되면서 갈수록 주문량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야식 소비가 늘어나는 겨울 올림픽 시즌을 맞았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이 계속되며 농가 어려움도 커졌다. 이창호 한국오리협회 회장은 “보통 때면 올림픽을 맞아 닭·오리 출하 주문으로 바빴을 농가가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소비량이 줄어 속만 태우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어려워진 농가를 돕기 위한 정부 부처와 유통업계가 중심이 된 소비 촉진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 각 부처 대변인들과 한국소비자단체 등은 14일 서울 명동에서 닭·오리고기 소비 촉진 캠페인을 열고 안전성을 홍보할 예정이다.
농협은 1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닭·오리고기 소비 촉진 캠페인을 시작했다. 28일까지 닭·오리고기를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국회와 정부 부처별 시식행사, 이동판매 차량을 이용한 소비 촉진 행사, NH농협은행 닭·오리고기 사은품 제공, 제12회 오리데이 행사를 개최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농가 살리기에 나선다.
이마트도 26일까지 닭과 오리고기를 40% 할인해 판매한다. 이번 소비 촉진 행사를 통해 닭 90만 마리, 오리 10만 마리 등 총 100만 마리를 판매할 계획이다. 평소 물량의 3배에 달하는 양이다. 6400원에 판매했던 백숙용 닭고기(800g)는 3840원에, 볶음용 닭고기(1kg)는 7500원에서 3000원 할인된 4500원에 살 수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닭고기를 전년보다 20% 이상 많은 3300t 구매해 농가 돕기에 나선다. 약 100억 원어치다. 급식에서 닭 사용량도 대폭 늘렸다. 월평균 3회 주요 반찬으로 제공되던 닭고기 메뉴를 5회로 늘리고 현대백화점 전국 13개 점포 직원식당의 닭 구매량도 월 4t에서 10t으로 대폭 늘린다. 또한 전국 600여 개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매달 마지막 주 하루를 ‘닭 먹는 날’로 지정해 고객들이 부담 없이 닭고기를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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