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야생철새 분변과 충남 공주시의 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추가로 확인됐다. 제주 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절적으로 바이러스 활동이 수그러들 시기인데도 산발적 발생이 잇따르자 이번 AI 사태가 ‘역대 최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달 28일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야생철새 분변에서 고병원성(H5N8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방역당국은 이 분변의 형태와 AI 형질을 볼 때 겨울철새가 남긴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분변 내용물 등을 보면 흰뺨검둥오리 것으로 보인다”며 “AI 철새가 분변을 남기고 떠났을 수도 있고 아직 국내에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달 넘게 AI가 잠잠했던 충남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11일 다시 확인된 것에 대해서도 방역당국은 고민이 깊다. 봄이 와 기온이 높아지면 바이러스 활동성이 떨어져야 하는데도 AI 농가가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네 차례 AI 가운데 2008년과 2010년은 각각 5월 12일과 16일 이후 추가 발생이 더이상 없었다. 2004년과 2007년에는 3월에 끝났다. 정부는 이번 AI가 국내 처음으로 발생한 ‘H5N8형’이기 때문에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어 종료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번 AI 사태는 올 1월 16일 시작돼 다음 달 4일이 되면 140일을 넘기며 ‘역대 최장 AI’로 기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새가 대부분 북상하고 농가 발생 주기도 길어진 걸 보면 지금이 마무리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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