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일부 지역의 30개들이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 원까지 치솟았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기와 인천 등지에서 일부 중소형 마트를 중심으로 계란 한 판에 1만 원을 받는 곳들이 나오고 있다. 인천에 사는 김기영 씨(49·여)는 “슈퍼마켓에서 ‘계란 한 판 1만 원’ 푯말을 보고 계란을 내려놨다”면서 “설날에 전과 튀김, 부침개를 해야 하는데 가격이 어디까지 오를지 몰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6일 30개들이 계란 한 판(중품 특란 기준)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751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62원)보다 35% 올랐다. 1996년 aT가 계란값을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이다. 계란 한 판은 서울 영등포시장에서는 8800원, 광주와 경기 수원, 충북 청주 등에서는 8500원에 팔리고 있다.
농가가 중간 유통업자에게 넘기는 가격인 ‘산지가격’의 오름세는 더 가파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3일 산지가격은 5511원으로 11월(3726원)보다 47.9%, 지난해 같은 기간(3108원)보다 무려 77.3% 올랐다.
계란값 급등은 AI 피해가 산란계(알을 낳는 닭)에 집중되고 있어서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산란계의 약 27%가 도살처분된 상황이라 (계란 공급 부족 문제) 해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계란 공급을 늘리기 위해 AI 발생 농가 주변에 내려진 계란반출금지명령을 28일 일부 해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AI 발생 농가로부터 반경 3km 이내에 있는 산란계 농장에서도 방역인력의 점검을 받으면 1주일에 한 번 반출이 허용된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런 조치로 일시적으로 계란 수급에 숨통이 트이겠지만 근본적 대책은 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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