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이어 ‘병아리 대란’ 한마리 1900원, 그나마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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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종계 절반 도살돼 공급 부족… AI 발생 전보다 값 倍로 올라

 전국을 휩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산란종계(달걀을 낳는 산란계의 씨닭)의 절반이 도살처분되면서 병아리 값이 2배로 치솟는 등 부작용이 본격화하고 있다.

 5일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AI가 발병하기 전 마리당 900∼1100원이었던 산란계 병아리 값이 2일 기준 1700∼1900원으로 치솟았다. 김양길 대한양계협회 전남도지회장(61)은 “한 달 반 만에 병아리 값이 두 배로 뛰었지만 돈을 주고도 병아리를 못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국적인 도살처분으로 병아리 수요가 늘어난 반면 산란계 어미인 산란종계의 피해가 심각해 공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고병원성 AI로 도살처분된 산란계가 2255만 마리로 전체 사육 수의 32.3%에 이른다고 밝혔다. 도살처분된 산란종계는 41만 마리로 전체의 절반(48.3%)에 이른다.

 AI가 진정된 뒤 농가가 병아리 입식(새끼를 외부에서 들여와 기르는 것)을 본격적으로 하면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19일 AI 발생 농가로부터 반경 10km 이내의 농가에 병아리 입식을 제한했다. 병아리 이동 과정에서 AI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동제한조치 해제 후 병아리 입식이 시작돼 수요가 늘면 가격 급등으로 농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산란계와 산란종계를 수입해 병아리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공급 안정화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올 3월까지 산란종계 13만 마리를 수입할 예정이지만 이 과정에 5∼6개월이 걸린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산란계도 6월까지 50만 마리 수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산란계를 들여와 바로 달걀을 낳게 한 사례가 거의 없어서 달걀 값도 빨라야 하반기(7∼12월)에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홈플러스는 5일부터 달걀 구매를 1인당 2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도 1인당 1판으로 달걀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 달걀 값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한우신 기자
#병아리#계란#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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