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 지역으로 꼽혔던 제주의 철새 도래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AI가 한동안 주춤했지만 제주마저 AI에 뚫리면서 방역 당국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 도래지에서 채취한 야생 조류 분변을 검사한 결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고병원성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제주도는 분변 채취 장소로부터 반경 10km 이내인 구좌읍과 서귀포시 성산읍 인근의 닭 사육 농가 20곳(57만6000마리)과 오리 사육 농가 2곳(2000마리)에 대해 가금류 이동 통제 조치를 했다.
제주도는 철새 도래지에 이동통제초소를 설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방역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 철새 도래지 주변 제주올레 코스는 AI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출입이 통제된다. 제주지역 철새 도래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2014년 1건, 2015년 4건 등이다.
마지막 보루로 남아 있던 제주에서까지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전국 모든 지역이 AI에 뚫린 셈이 됐다. 6일 경북 포항시에서 발견된 야생 조류 배설물에서 AI 바이러스가 나오는 등 경북 지역에서도 야생 조류 배설물과 사체에서 바이러스 검출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와 경북 닭·오리 농가에서는 아직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9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AI 의심 신고가 1건(경기 안성) 들어오는 등 농가의 AI 의심 신고는 줄어드는 추세다. AI 의심 신고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하루 평균 0∼3건으로 12월 초(하루 10∼14건)보다 확연히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0일 0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3150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도살 처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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