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 주 사실상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종식’ 선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조정실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28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메르스 대응 범정부 대책회의’에서 그동안의 메르스 사태 진행 과정을 평가한 뒤 후속 조치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메르스 감염 우려가 줄어든 만큼 안심해도 좋다”는 내용이 담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처럼 사실상의 메르스 사태 종식 선언을 검토하는 이유는 4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없었고, 27일 0시를 기준으로 마지막 격리 대상자였던 의료진(1명)도 격리 해제됐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새로운 메르스 환자가 들어와 또 다른 감염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는 추가 확산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론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공식적인 정부 차원의 메르스 종식 선언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현재 메르스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이고 있는 1명의 환자가 최종 음성 반응을 보이는 날로부터 28일이 지난 시점에 이뤄진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종식 시점은 다음 달 말로 예상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입원 치료 중인 환자 12명 중 8명이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을 만큼 회복됐다. 이 중에는 35번 환자인 삼성서울병원 의사(38)도 포함돼 있다. 이 환자는 이르면 27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35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이틀 전인 5월 30일 서울 강남지역에서 1500여 명이 모인 재개발 총회에 참석해 메르스 확산 우려를 낳았으며, 이로 인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4일 긴급 심야 브리핑을 가졌다. 35번 환자 가족 측은 “일단 메르스 바이러스를 이겨냈고, 전체적인 상황도 나아져 자신이 일하던 익숙한 공간에서 치료하면 회복도 더 빨라질 것으로 생각해 옮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환자는 아직 폐렴 증세가 있어 에크모(혈액을 체외로 보내 산소를 공급해 주는 기계)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최근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에서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고, 생명에도 특별한 위험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가족들에 따르면 35번 환자는 아직 수면 시간이 많지만 지난주부터는 의식이 회복돼 가족이나 의료진에게 손을 흔들거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반응도 보였다고 한다. 또 간단한 내용을 글씨로 써서 의료진과 소통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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