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망한 남성의 유족이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메르스 ‘38번 환자’ A씨 자녀가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5월 간경화 등으로 대전 대청병원에 입원했다가 다음달 1일 메르스 증상이 의심돼 충남대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같은 달 15일 메르스 감염증에 의한 폐렴 및 급성호흡부전으로 숨졌다.
대청병원은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메르스 첫 환자로부터 감염된 16번 환자가 머물면서 감염자가 급속히 늘었다. 이에 정부는 대청병원에 첫 ‘코호트 격리’ 조치를 하기도 했다. 이는 감염환자 발생 시 해당 병동을 의료진 등과 함께 폐쇄해 운영하는 것이다.
유족은 A씨가 5월24일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대청병원이 메르스 진단 검사를 하지 않고, 1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즉시 충남대병원으로 옮기지 않았다며 대청병원과 국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각자 원고들에게 각 1억5925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정부는 메르스 밀접접촉자 범위를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으로 협소하게 규정한 부적정한 지침을 제정한 과실이 있고, 지자체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배포한 메르스 관리지침 등을 병원에 전달하지 않아 A씨 사망에 과실이 있다고 유족은 주장했다.
1,2심은 “병원 의료진 조치가 지연됐다고 할 수 없고,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1시간 이상’의 시간적 기준이 추가돼 A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자체 과실에 대해서도 “해당 공무원들에게 메르스 관련 교육·홍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해도 이같은 과실과 A씨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2014.12 메르스 관리 지침’이 밀접접촉자 범위를 ‘환자가 증상이 있는 동안 2m이내 공간에 1시간 이상 함께 머문 자’로 정한 것 등이 현저하게 불합리해 위법하다고 보긴 어렵고, 공무원들이 역학조사 등을 부실하게 한 과실과 A씨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원심에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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