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오리농장서 고병원성 AI 첫확진…전국 일시 이동중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9일 22시 34분


올해 하반기(7~12월) 일반 농가에서 처음 발견된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리고 20일 0시를 기해 전국 축산 종사자 및 차량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전북 고창군 오리 농장에서 발견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 H5N6형으로 확진됐다고 19일 밝혔다. 대기업 계열사 소속인 이 농장에서 도축한 오리의 출하 전 검사에서 H5형 바이러스가 검출돼 당국이 정밀검사를 진행했다. 농장에서 키우던 오리 1만2300마리는 고병원성 판정이 나기 전 모두 살처분됐다. 해당 농가 주변 500m 이내에 닭, 오리 등 가금류를 키우는 다른 농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AI 긴급행동 지침에 따라 중앙사고 수습본부 설치 등 필요조치를 신속히 이행하라”는 긴급지시문을 발표했다. 정부는 20일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는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한다.

정부는 AI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며 농가와 지자체 등에 일제 소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국 가금농가에는 48시간 ‘일시 이동중지 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축산 종사자와 관련 차량은 전국 12만 개 농장 및 작업장 출입이 금지된다. 고병원성 AI 발생지역인 전북 고창군에는 7일 동안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를 위반하면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번 AI 확진에 따라 어렵게 회복한 ‘AI 청정국 지위’도 다시 박탈되게 됐다. 한국은 7월 13일 전북 완주군의 가금류를 매몰 처리한 이후 3개월간 고병원성 AI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아 지난달 13일에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 AI 확진에 따라 당분간 가금류 수출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올 가을 들어 야생조류 분비물 등에서 AI 바이러스가 수차례 검출되긴 했지만 모두 저병원성이었다.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되기 전에 곧바로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방역당국의 철새 예찰 시스템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세종=최혜령기자 herstory@donga.com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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