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오리 산지 중 한 곳인 전남 영암군 씨오리(종오리) 농장에서 검출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H5N6형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올 하반기(7~12월) 들어 일반농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확진판정을 받은 두 번째다. 씨오리 농장 일대가 오리 사육 밀집지역인데다 이곳에서 최근 한 달 간 오리를 분양받은 농장도 10곳에 달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일 오전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영암군 씨오리 농장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H5N6)로 최종 확진됐다고 11일 밝혔다. 전북 고창군에서 발견된 AI 바이러스와 같은 종류다.
영암은 바로 인접한 전남 나주시와 함께 전국에서 오리 사육량 1, 2위를 다툰다. 두 지역이 주축이 된 전남의 오리사육량은 올해 3분기(7~9월) 기준 전국 사육량의 52% 수준이다. 이 곳에서 AI가 확산하면 피해규모가 급증할 수 있다.
더구나 AI 확진판정 농가는 새끼 오리를 다른 곳에 분양하는 농가여서 확산에 대한 우려는 더욱 크다. 실제로 씨오리 1만2000만 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지난해 9일부터 이번달 9일까지 한 달 간 영암군 소재 농장 9곳(16만5000마리)과 나주시 소재 농장 1곳(2만 마리)에 새끼 오리를 분양했다. 방역당국은 이들 10개 농장에 대해서도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씨오리 농장을 거쳐간 축산차량은 한 달 간 다른 30곳의 농장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2차 감염 우려가 있다.
당국은 10일 밤 12시부터 대전, 광주, 세종, 충남, 전남, 전북 등 6개 지역에 대해 축산관련 종사자와 차량 이동을 금지하는 이동중지명령을 발동했다. 발생농가 반경 3㎞ 이내 오리 농가 5곳의 오리 7만6000마리도 살처분했다. 현행 규정은 고병원성 확진 농장 반경 500m 이내에 대해서만 예방적 살처분을 하도록 돼 있지만, 당국은 확산을 막기 위해 범위를 넓혔다.
농식품부는 이번 확진 이후 영암군과 나주시의 모든 가금류 농장 종사자들에 대해 일주일 동안 이동과 출입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또 영암군, 나주시 모든 가금류 사육농가에 대해 정밀 검사를 실시한다. 이곳의 전통시장에서는 가금류를 유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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