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10곳에 18만마리 분양… 농가선 고창 이어 두번째 확진
영암-나주 종사자 이동-출입통제
국내 최대 오리 산지 중 한 곳인 전남 영암군 씨오리(종오리) 농장에서 검출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H5N6형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올 하반기(7∼12월) 들어 일반농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달 19일 전북 고창군에 이어 두 번째다. 씨오리 농장 일대가 오리 사육 밀집지역인 데다 이곳에서 최근 한 달간 오리를 분양받은 농장도 10곳에 달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일 오전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영암 씨오리 농장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진됐다고 11일 밝혔다. 전북 고창군에서 발견된 AI 바이러스와 같은 종류다.
영암은 바로 인접한 전남 나주시와 함께 전국에서 오리 사육량 1, 2위를 다툰다. 두 지역이 중심인 전남의 오리 사육량은 올해 3분기(7∼9월) 기준 전국 사육량의 52% 수준이다. 이곳에서 AI가 확산되면 피해 규모가 급증할 수 있다.
더구나 AI 확진 판정 농가는 새끼 오리를 다른 곳에 분양하는 농가여서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실제로 씨오리 1만2000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9일까지 영암 소재 농장 9곳(16만5000마리)과 나주 소재 농장 1곳(2만 마리)에 새끼 오리를 분양했다. 방역당국은 이들 10개 농장에 대해서도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씨오리 농장을 거쳐 간 축산차량은 한 달간 다른 30곳의 농장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2차 감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국은 10일 밤 12시부터 대전, 광주, 세종, 충남, 전남, 전북 등 6개 지역에 대해 축산 관련 종사자와 차량 이동을 금지하는 이동중지명령을 발동했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두 달도 남지 않은 만큼 당국은 초기에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발생농가 반경 3km 이내 오리 농가 5곳의 오리 7만6000마리도 도살처분했다. 현행 규정은 고병원성 확진 농장 반경 500m 이내에 대해서만 예방적 도살처분을 하도록 돼 있지만, 당국은 확산을 막기 위해 범위를 넓혔다.
농식품부는 이번 확진 이후 영암군과 나주시의 모든 가금류 농장 종사자들에 대해 일주일 동안 이동과 출입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또 영암군, 나주시 모든 가금류 사육농가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이곳의 전통시장에서는 가금류를 유통할 수 없다. 하지만 닭과 달리 오리는 잠복기가 상대적으로 길다는 특성이 있어 당국의 긴장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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