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애경 前 대표 영장 기각…檢수사 제동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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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30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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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주의의무 위반과 책임범위 다툼있다”
가습기살균제 첫 출시 SK ‘과실치사상’ 적용은 영향 없을듯

애경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위)와 이마트(이플러스) 가습기살균제‘의 제품 라벨 표시 내용. © News1
애경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위)와 이마트(이플러스) 가습기살균제‘의 제품 라벨 표시 내용. © News1
흡입시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를 판매했던 애경산업 전직 임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전부 기각되면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와 관련한 검찰의 재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영장 기각으로 속도를 내던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지만, 검찰은 “예정했던대로 수사하겠다”며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검찰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청구한 애경산업 안용찬 전 대표와 김모 전 대표, 진모 전 대표, 이모 전 고문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가 제시한 핵심 기각사유는 주의의무 위반과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 범위에 다툼이 있다는 것이었다.

Δ원료물질에 대한 유해성 평가 Δ같은 원료물질을 사용한 타 업체의 종전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출시 및 유통 현황 Δ피의자 회사와 원료물질 공급업체와의 관계 및 관련 계약 내용 등이 판단 근거였다.

실제 애경이 SK케미칼로부터 제품을 받아 자신의 브랜드로 ‘가습기메이트’를 판매하기 전 이미 SK케미칼 전신인 유공에서 동일한 원료(CMIT·MIT)로 가습기살균제를 개발해 판매했다.

안 전 대표의 재임 기간(1995~2017년 7월) 애경의 가습기메이트 판매가 결정됐더라도 시장 환경을 봤을 때 제품의 안정성을 의심하는 보고를 받고도 무시했다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송 부장판사가 언급한 계약은 이미 언론을 통해서 공개된 2011년 SK케미칼과 애경간 체결된 ‘가습기메이트 판매 계약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계약서에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소비자 신체 및 재산상 피해가 발생했을시 SK케미칼이 전적인 책임을 지고 손해까지 배상한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향후 기업간 책임 범위를 둘러싼 공방이 예상되는 문건이 나온 상황에서 애경 관계자들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영장을 발부하기엔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애경이 SK케미칼 측으로부터 가습기메이트 제품을 공급받아 자신들의 라벨만 붙여 판매만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고려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법원이 애경 관계자들에 대한 영장을 모두 기각함에 따라 그간 속도를 더해가던 검찰 수사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검찰은 재수사 착수 이후 SK케미칼로부터 하청을 받아 가습기메이트 제품을 제조·납품한 필러물산 관계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해 재판에 넘겼고, 애경과 SK케미칼 관계자들을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정작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한 핵심 기업들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하기 위한 첫 단계라 할 수 있는 영장심사에서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향후 수사도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이번 법원의 결정은 SK케미칼로 향해가는 업무상과실치사상 수사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오히려 애경의 영장 기각 사유에 SK케미칼의 1994년 자체 가습기메이트 유통을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SK 케미칼의 과실치사상 적용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SK케미칼은 가습기메이트 원료 CMIT를 개발하고, 이를 흡입하는 방식의 제품을 최초 개발해 판매한 회사다.

SK케미칼 전신인 유공은 1994년 10~12월 서울대 이영순 교수팀이 진행한 ‘가습기살균제 흡입 독성 연구’ 보고서에서 백혈구수 변화가 감지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고도 추가 검증없이 제품을 그대로 유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 관계자들은 이미 이 보고서를 조직적으로 인멸한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애경을 단순 판매책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SK케미칼과 애경의 향후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 차질이 빚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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