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前 SK케미칼 대표 구속…“증거인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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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8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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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호 전 대표 등 2명 발부…나머지 2명은 기각
원료공급 SK케미칼에 과실치사상 혐의 첫 적용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이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2002년 출시된 가습기메이트 제조 및 출시 과정의 최종 의사결정을 책임졌다. © News1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이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2002년 출시된 가습기메이트 제조 및 출시 과정의 최종 의사결정을 책임졌다. © News1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원료를 공급한 혐의를 받는 SK케미칼 전 대표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SK케미칼 홍지호 전 대표이사와 한모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당시 팀장 2명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임 부장판사는 홍 전 대표에 대해 “본건 쟁점제품 출시 전후의 일련의 과정에서 홍 전 대표이사의 지위 및 관련자 진술내역 등 현재까지 전체적인 수사경과 등에 비춰 보면 증거인멸 우려가 있으므로 홍 전 대표의 구속 사유와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임 부장판사는 한 전 본부장 대해선 “당초 본건 쟁점제품의 개발·출시와 쟁점 상품사업의 인수 및 재출시 과정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관련자들의 진술내역, 한 고문이 수사에 임하는 태도, 현재까지 수사진행 경과 등에 비춰 보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므로 한 고문의 구속사유와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모·이모 팀장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조 대표이사에 대해 “본건 쟁점제품 출시 과정에서 조 대표의 구체적인 권한과 관여 정도, 조 대표가 수사 및 심문에 임하는 태도 등 현재까지 전반적인 수사진행 경과, 조 대표의 주거 및 직업, 전과관계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조 대표의 구속사유와 그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 대표이사와 관련해서는 “본건 쟁점제품 사업의 인수 및 출시 과정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이 대표이사의 실제 담당업무 및 역할, 관여 정도 등에 비춰 구체적 주의의무에 대한 인식 내지 그 위반 정도 등에 참작할 여지가 있어 보이는 점, 심문 과정에서 진술 태도, 이 대표이사의 주거 및 직업, 전과관계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이 대표이사의 구속사유와 그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지난 15일 홍 전 대표와 전 임직원 3명을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전 대표는 2002년 출시된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 제조 및 출시 당시 최고책임자로 전 과정의 최종 의사결정을 맡았다. 홍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대표직을 맡은 김모 전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김 전 대표는 영장청구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검찰은 SK케미칼을 수차례 압수수색해 1994년 이영순 서울대 교수의 가습기메이트 CMIT에 대한 유해성 보고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 보고서를 SK케미칼이 원료의 유해성 소지를 알고도 추가 독성실험을 하지 않고 제품을 출시한 과실의 증거로 보고 있다. ‘인체에 해가 없는 제품’이라고 제품을 허위 광고하고 소비자들의 민원을 부실 처리한 점도 관련 정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SK케미칼 박철 현 부사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 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SK케미칼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필러물산의 전직 대표도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SK케미칼에서 가습기메이트 완제품을 받아 판매한 애경산업의 전직 임원에 대해서도 지난달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 한 차례 기각됐으나 보강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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