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제조·판매사인 SK케미칼과 애경 등에 대한 검증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김상조 전 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모씨 등 피해자 16명과 유선주 전 공정위 심판관리관(국장급)은 김 전 위원장 등 공정위 관계자 16명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공정위가 과거 가습기 살균제 관련 표시광고법 위반 처분 과정에서 광고 표현 등에 대한 실증 책임을 묻지 않았고, 실험 자료 또한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정위는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지난 2016년 심의 절차 종료 처분을 내렸다. 이후 재조사를 거쳐 지난해 2월 고발 조치했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이들은 “공정위는 국민과 피해자들의 안전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임과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해당 기업들에게 피해자들이 최소한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만든 원인이 됐고, 이는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2차, 3차 피해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위는 대기업들을 처분, 고발하지 않음으로써 표시광고법으로 처벌할 방법을 소멸시켰고, 완전한 면죄부를 줬다”며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에 대한 형사책임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고발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유 전 국장과 관련해서는 “가습기 살균제 처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던 유 전 국장을 직위해제, 파면했다”며 “피해자로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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