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28일 서울시청서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기업·정부·피해지원 질의…피해자·방청객 발언도
증인만 80명…최태원 회장, 조명래 장관 등 채택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다음주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연다. 특조위는 주요 기업인들과 전·현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발생한 원인과 피해 구제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은 원인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다.
장완익 특조위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공개 청문회를 열어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묻겠다”며 “증인들은 청문회에 출석해 진실을 말해 달라”고 호소했다.
장 위원장은 “기업은 참사의 1차적 책임자다. 그들이 참사 발생과 대응 과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따져보겠다”며 “제조 판매사 중 대기업인 SK케미칼, 애경산업, LG생활건강, 옥시레킷벤키저 등 4곳 관계자들을 소환해 진실을 밝히고 피해를 구제하는데 최선을 다해왔는지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참사 발생에 어떤 책임이 있는지도 확인하겠다. 가해기업에 대한 책임 추궁과 국민 보호,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정부가 최선을 다했는지 묻겠다”며 “왜 아직도 대다수 피해자가 건강피해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지 경위와 이유를 확인하고 대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자 억울한 사실이 있으면 밝히고 국민을 설득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해도 저희는 끝까지 조사를 진행해 나갈 것이고, 영원히 진실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호소했다.
특조위는 오는 27~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개최한다. 양일간 기업·정부·피해지원 분야에 대한 청문이 각각 진행되며 피해자들의 모두 진술 및 방청객 발언 등도 예정됐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기업인과 전·현직 관료 등 80명, 참고인으로는 18명이 채택됐다.
주요 증인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이사, 김철 SK케미칼 대표이사,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락스만 나라시만(Laxman Narasimhan) 레킷벤키저그룹 대표이사 내정자, 박동석 옥시 레킷벤키저 대표이사,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 등이다.
또 조명래 환경부 장관, 박천규 환경부 차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윤성규 전 환경부 장관,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 박진원 전 국립환경과학원장,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최순홍 전 미래전략수석, 이남우 국방부 인사복지실장 등이 정부 측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조위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개발 경위와 안전성 검증 과정에서의 문제, 원료 공급·제품 제조 및 판매 과정에서의 안전성 검증 문제, 2016년 국회 국정조사 과정에서의 위증 여부 등을 추궁하고 향후 계획을 문의할 예정이다.
또 옥시 측 본사 임직원이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개입했는지와 정부가 인정한 ‘천식’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 협의를 지연한 경위, LG생활건강에 대해 살균제 개발 경위와 안전성 검증이 미흡했던 부분이 거론될 전망이다.
아울러 환경부가 안전성 시험 관리와 살균제 화학물질의 독성 확인을 적절하게 했는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실제 피해와 인정 질환이 괴리를 보이고 있는 부분에 대한 지적과 원인 규명을 위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군에서 가습기살균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됐는지 여부와 피해 실태 조사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지적과 함께 정부 차원의 피해자 지원 기준이 완화되고 지원 대상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출석 여부를 밝힌 증인은 48명으로 파악된다. 출석 의사를 밝힌 이들은 조명래 장관,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최창원 전 대표이사, 김철 대표이사, 채동석 부회장, 박동석 대표이사 등으로 전해진다.
특조위는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하거나, 출석했더라도 선서 거부 또는 위증한 경우에 대해 고발 조치를 할 수 있다.
특조위 관계자는 “현재 계속 증인들의 출석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며 “질책보다는 서로 반성하고 대안을 찾는 청문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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