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부대 총 55곳에서 6개 종류 가습기살균제 제품 2416개를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19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자체 조사를 통해 군대 내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피해사실에 대해 공개한 뒤 국방부 차원에서 처음 공개되는 자료다.
국방부가 특조위에 27일 ‘가습기살균제 구매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총 55곳에서 6개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2474개를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중 군인들이 머무는 병원인 의무사가 1612개로 총 62%를 차지했다. 이는 특조위가 자체 조사해서 19일 공개한 800여개의 가습기살균제 구매 건보다 3배가량 더 큰 규모다.
28일 오전부터 서울 시청 다목적홀에서 특조위가 개최하고 있는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국방부가 특조위에 제출한 조사결과 자료를 공개하며 국방부에 책임을 물었다.
이남우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은 군대 내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피해입은 사례에 대해 아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 사례를 확인한 바가 없다”며 “2011년에 사용중지 공고를 정부로부터 받으면서 (당시 군대 내) 사용현황과 피해자 규모를 조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석웅 국군의무사령관도 “앞으로 국방부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접수센터를 설치하고 종합지원센터 등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간구하겠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이날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습기살균제 대응 관련 회의를 단 2회 했다는 자료를 보여주면서 실질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했다. 자료에 의하면 국정감사가 있었긴 하지만 10여차례 했던 2016년에 비해서 2017년 이후 정부의 가습기살균제 관련 대응 회의는 총 2회로 뜸해졌다.
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였던 청년이 군입대를 하고 고통을 호소하자 국방부 측에서는 ‘빠르게 나가려면 정신적인 문제로 나가라’고 ‘정신질환자’로 병명을 분류한 것이 확인돼 관련 시스템이 미비한 점이 드러났다.
황전원 특조위 상임위원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군입대를 하고 증상을 호소하자 정신질환자로 분류된 자료를 공개하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개인의 질병이 아니며 정부나 기업의 잘못으로부터 병을 얻었다”며 “아픈 사람에게 정신적 질환이라고 판단했다”고 규탄했다.
특조위에 의하면 해당 청년은 가습기살균제로 천식인정을 받았고 격한 운동을 하면 안된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 그러나 군의관이 입대 판정을 내려 훈련소에 들어갔고 이에 증상을 호소하자 군대에서는 정신질환자로 병명을 분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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