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전수검사 부실 농장 420곳 재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1일 03시 00분


2곳선 기준치 이하 DDT도 검출

살충제 계란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경기 등 전국 13개 시도 420개 농장에 대해 정부가 재검사에 착수하는 등 신뢰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4개월 전 살충제 성분을 확인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는 등 부실 관리 실태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재검 대상인 420개 농장 중 194개(46%) 농가에 대한 검사를 완료했다”며 “추가로 이상 물질이 검출된 농장은 없다”고 밝혔다. 또 49개 검출농장에서 출하된 계란을 판매한 업체 중 1026곳(99.5%)에서 보관 중인 계란을 압류·폐기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란이 사용된 2개 식품업체의 빵과 훈제란도 전량 폐기됐다.

앞서 19일 농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부 지역에서 에톡사졸 등 일부 살충제를 걸러낼 시약이 없어 검사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재검사를 결정했다. 전수조사 과정에서 농가가 미리 준비한 계란으로 검사를 받았다는 지적 이후 재검사를 진행한 121곳을 합하면 조사 대상(1239개 농장)의 44%인 540여 곳의 농장이 검사를 두 번 받는 셈이다.

이번 전수조사에서 1970년대 이후 사용이 금지된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DDT)’이 발견됐지만 정부가 이를 발표하지 않은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주 살충제 검사 결과 경북지역의 친환경 농가 2곳에서 잔류허용치(0.1ppm)에 못 미치는 0.028ppm, 0.047ppm의 DDT 성분이 나왔다. 또 살충제 성분인 클로르페나피르와 테트라코나졸이 검출된 농가도 추가로 확인됐다. 올해 4, 5월에 농식품부가 실시한 유통 계란 조사에서도 1개 농가에서 기준치 이상의 비펜트린이 나왔지만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살충제 계란 여파로 소비자 불안이 계속되면서 대형마트의 계란 판매는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계란 판매를 재개한 16일부터 사흘간 계란 매출이 평소 대비 40%, 롯데마트는 전주 대비 45% 정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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