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 “경기도 파주, 연천, 김포 혹은 강화 등 모두 북한과의 접경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그동안 우리가 기울였던 방역이 완전치 못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ASF 관련 긴급관계장관회의에서 “이제 내부 확산을 막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ASF는 지난 16일 경기 파주에서 처음 발생 이후 연천, 김포, 파주(2번째)에서 총 4차례 확진 판정이 나왔다. 인천 강화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최종 판정을 앞두고 있다.
이 총리는 “이제까지는 여러 사정 때문에 6개 시군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선정했고 접경지역 14개 시군을 특별점검 대상으로 삼아 노력해왔지만 이제 거기에만 매달려 있기 어려운 처지”라며 “인천, 경기, 강원 전역을 특별한 방역의 대상으로 삼을 수 밖에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공교롭게 ASF 발생 지역이 임진강 상류, 중하류, 또는 바다와 면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임진강, 사미천 등 하천은 물론이고 국민 동선 지역에 대해서도 모종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동안 방역태세로는 충분치 않았다는 점이 드러난 이상 우리는 발상을 바꿔야 될 처지가 됐다. ASF는 치료제가 없고 치사율은 거의 100%이기 때문에 우리의 선택은 선제적 방역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런 관점에서 우리 대응은 약간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단호하고 신속하게, 때론 매뉴얼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본다”며 “이제까지 ASF를 성공적으로 방역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기 때문에 매뉴얼 의지에만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제밤부터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께 매뉴얼을 뛰어넘는 방역을 하도록 몇차례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농식품부, 지방자치단체, 양돈농가, 축협, 농협, 주민들 모두 총력 대응해달라”며 “그 과정에서 양돈농가 여러분께서 때로 고통을 감내해주셔야 할지도 모른다. 때론 고통스런 결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회의를 마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축산 관련 48시간 이동제한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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