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강화군에서 사흘새 5건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지만 감염·전파 경로 등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방역 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잠복기를 감안할 때 최초 확인된 파주, 연천보다 먼저 강화지역에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이 지역은 분뇨 퇴비화 시설이 5곳이나 있고 외부와 통행하는 도로가 한정돼 있어 차량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다섯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강화군 송해면 농가를 시작으로 6차 불온면, 7차 삼산면, 8차 월곶리, 9차 하점면까지 강화군내 5개 농가가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중 5차 발생 농가와 6차 농가, 8차 농가와 6차 농가간 직간접적인 차량 교류를 확인했으며, 9차 농가는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연천시 농가와 직접적인 차량 교류을 파악했다.
현재로서는 차량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다는 가설이 가장 설득력있지만 앞서 ASF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 연천 농장보다 강화도 내에 돼지농장들이 먼저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달 16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 농장과 24일 확진 판정이 나온 강화 송해면 농가간 시차는 열흘이 채 되지 않는다. ASF 잠복기가 최대 21일인 점을 감안할 때 어떤 곳이 먼저 감염됐는지 여부를 특정하기 어렵다.
또 돼지농장에서는 사육 중 죽는 경우가 흔해 일부 농장에서 이를 알고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의심축 신고나 확인이 대부분 폐사체 상태에서 이뤄진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다른 지역과 다르게 강화도 내에 발생이 집중된 이유로는 지역을 관할하는 거점 소독소의 운영 미비나 강화도 돼지 농가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동분뇨처리 시설 등을 통한 전파 가능성을 들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강화도 내에 공공 분뇨처리장과 분뇨를 이용해 퇴비를 만드는 시설이 5개 있다”며 “이들 시설간 역학 관계도 살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타지역 발생 농장과 차량 교류가 없었던 7차 확진 농가의 유입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 농가는 돼지 2마리를 키우는, 사실상 폐업 농가로 ,육지와 닿아있는 강화도 본섬이 아닌 석모도에 위치해 있다.
당국은 이 농장 관계자의 다른 농장 방문 등 바이러스 유입경로에 대해 더 면밀하게 파악해 본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SF가 발생한 강화도 내 5곳 농장은 다른 지역 발생 농장과 비교할 때 차량 교류 등이 더 적어 역학관계에 구체적인 특성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집중 발생 지역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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