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 발생한 이후 전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살처분된 돼지가 30만 마리를 넘어서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일까지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 연천군 내 발생 농장으로부터 3㎞ 이내 지역과 인천 강화군 전 지역 내 총 94개 농장에서 15만4548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고 25일 밝혔다.
ASF 바이러스가 5~6일간의 시차를 두고 접경 지역 농장에서 계속해서 검출되자 방역 당국은 파주와 김포, 연천과 강원 철원·고성군(남방한계선 10㎞ 이내)에서도 수매 후 남은 돼지를 모두 살처분했다. 이 지역에는 총 181개 농장에서 28만8877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이다.
이 중 농가에서 수매를 신청한 비육돈(5개월 이상 사육해 식용으로 출하 가능한 돼지)은 6만2772마리로, 나머지 15만4154마리가 살처분 대상에 올랐다. 결국 30만8702마리의 사육 돼지가 ASF 방역을 위해 살처분되는 셈이다.
추가로 살처분되는 돼지가 가장 많은 지역은 연천으로, 총 8만9826마리다. 연천에서는 수매·살처분 작업이 진행 중이다. 파주에서는 4만8654마리가, 김포에서는 1만5655마리가 살처분 대상에 올랐다. 파주와 김포에선 수매와 살처분 작업이 모두 완료됐다. 강원에선 19마리가 대상에 올랐고 아직 살처분이 진행된 바는 없다.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소위 ‘집돼지’에서는 지난 9일 이후 16일째 추가 발병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야생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 현재까지 경기 연천군과 파주시, 강원 철원군 등에서 감염된 멧돼지가 발견된 것은 총 14차례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맡고 있는 농식품부는 매일같이 회의를 열어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회의를 주재한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파주와 연천, 철원 등 3개 시·군 야생 멧돼지에서 ASF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연천과 철원에선 ASF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을 한층 더 강화해 달라”고 말했다.
야생 멧돼지에서만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정부는 멧돼지 포획에 집중하고 있다. 감염 사례가 나온 지역엔 임시 철조망을 설치하고 경계 지역엔 무료 수렵장을 개장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접경 지역 외에서도 총기를 활용한 사전 포획을 허용했다.
기존 방역 조치도 소홀함 없이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더 이상 사육 돼지가 없는 파주와 같은 지역에서도 축산 관계 차량 등이 농장을 방문할 때 거점 소독 시설을 방문해 전·후 소독을 실시하는지 초소에서 확인토록 한다. 비무장지대(DMZ)와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접경 지역 하천 주변과 도로 등에 대한 소독도 계속한다.
이 차관은 “ASF 바이러스의 유입을 가장 마지막에 차단하는 것은 철저한 농장 내 소독과 시설 관리”라며 “훼손된 돈사와 울타리는 신속히 보수하고 돈사와 울타리 사이, 장비 적재함 등 놓치기 쉬운 구역에 생석회를 철저히 도포하라. 차량의 농장 출입도 최대한 통제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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