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전 英 붉은 깃발법과 같아”… 기사들 “언제까지 버틸지” 불안
정부 7년전엔 렌터카 기사 알선… ‘원칙적 허용’ 추진하려다 불발
국토부 “사회 갈등 해소방안 담겨… 제도권으로 타다 수용하는 법안”
“해외 토픽감이다. 지금이 2019년이 맞기는 하는가. 150년 전 영국의 ‘붉은 깃발법’과 다를 것 없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이른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6일 국회 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8일까지 페이스북에 4개의 글을 잇달아 올리면서 입법화 중단을 호소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붉은 깃발법은 영국이 자동차산업 등장기인 19세기에 마차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으로 자동차 운전자의 조수에게 붉은 깃발을 들고 전방 50m 앞에서 걸으며 마부나 행인에게 위험을 알리게 했다. 시대착오적 규제를 상징한다.
실제 타다는 해당 법이 통과되면 사업을 접어야 할 상황이다. 일부 타다 드라이버들의 이탈 움직임이 벌써 나타나고 있는 데다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타다 드라이버들이 모인 단체방에서는 “국회도 정부도 타다를 다 불법으로 내모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타다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시 택배기사로 전향할 계획이다” “정치에 밉보였다가 공중분해될 수도 있는데 이쯤에서 대리운전으로 갈아타려고 한다” 등의 말들이 오갔다.
현재 ‘타다 금지법’의 국회 통과를 주장하는 국토교통부가 2012년에는 사실상 현재의 타다와 같은 서비스를 허용하는 법을 마련하려 했던 게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12년 7월 당시 국토해양부는 여객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며 “자동차 대여사업의 운전자 알선을 제한적 허용에서 원칙적 허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입법 예고 뒤 택시업계가 반발하자 입법화는 되지 않다가 2014년 9월에 법 개정이 아닌 시행령으로 마련된 게 여객법 시행령 18조(11∼15인승 승합차 렌트 시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였다. 타다는 이 시행령을 근거로 사업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입법 예고 이후 7년이 흘렀지만 겨우 타다와 몇몇 업체만 이 조항을 이용해 승차공유 서비스를 해보겠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1년 만에 타다 금지법이 제안되어 통과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며 “(타다는) 혁신을 꿈꾸는 직원 100여 명이 모인 작은 기업의 서비스”라고 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그동안 현행법상 예외규정을 활용한 타다의 영업 방식과 이로 인해 택시와 현격히 차이 나는 제도 적용 수준으로 인해 발생한 형평성 논란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담겼다”며 “타다가 제도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영업하면서 서비스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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