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주성이가 어릴 때부터 몸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았어요. 달리기를 하면 한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운동을 하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던 차에 우연히 ‘광주장애인체육회 찾아가는 생활서비스’를 알게 됐고 역도를 시키게 됐죠. 솔직히 큰 기대는 안 했어요.”
광주 유덕중학교에 다니는 임주성 군(15)의 어머니 정기화 씨(45)의 말이다. 임 군은 역도 선수다. 2013년 제7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3관왕을 차지했고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다시 3관왕에 올랐다.
어릴 때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임 군이 운동을 시작한 것은 2012년 3월로 3년 전이다. 애초 배드민턴을 시켜 볼까 고민했던 정 씨는 역도라는 종목이 그다지 맘에 들지는 않았다. 혼자 하는 운동이라 재미도 별로 없고 힘만 들 것 같았다. 하지만 “신체 균형을 바로잡는 데 좋을 것 같다”는 남편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는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장애인 250만 명 가운데 약 14%인 35만여 명이 생활체육 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출범하기 전만 해도 참여율은 4∼5% 정도였다.
그러나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많은 장애인이 운동하기를 꺼린다. 특히 장애아동과 청소년들의 스포츠 활동 참여율은 현저히 낮다. 또래 비장애 학생들이 학교 체육시간은 물론이고 축구교실, 리틀야구와 같은 과외 활동을 통해 스포츠를 접하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두드러져 보인다. 배경에는 장애아동 부모들의 걱정이 있다. 어떤 경로를 통해 운동을 시켜야 하는지 잘 모르는 탓도 크다. 혹시 그동안 방법을 몰라 장애자녀에게 운동을 시키지 못했다면 전국 17개 시도지부 장애인체육회에 문의하면 된다. 그런 일을 하라고 정부가 만들어 놓은 기관이다. 걱정만 하지 말고 ‘스포츠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 장애아동들을 위한 새로운 길이 열려 있을 것이다.
제9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가 오늘부터 22일까지 제주 일원에서 열린다. 17개 시도에서 2717명(선수 1477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종목은 15개로 육성종목(골볼, 보치아, 수영, 육상, 탁구)과 보급종목(농구, 배구, 볼링, 역도 등)으로 나뉘는데 육성종목은 패럴림픽 꿈나무 발굴을 위한 전략 종목이며, 보급종목은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위해 대중적인 종목 중심으로 선정했다. 전 종목에서 제2, 제3의 임주성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기화 씨는 아들이 운동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된 게 무엇보다 좋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대인관계가 적극적으로 변한 것도 소득이라고 했다. 큰 기대는 안 했다던 정 씨는 말했다.
“운동의 효과가 이렇게 클 줄 몰랐어요. (장애자녀가 있는) 다른 부모님들도 하나는 꼭 시키시면 좋을 겁니다. 주성이는 이제 볼링도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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