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무너진 유통망부터 다시 정상화하는 게 우선입니다. 갤럭시S6(와 엣지)가 목표치만큼 팔리는 건 그 다음입니다.”(삼성전자 고위 관계자)
“중국은 내년 말까지는 우선 교두보(유통망)를 만드는 데 투자해야 합니다. 당분간은 북미와 중남미 등에 주력할 수밖에요.”(LG전자 고위 관계자)
지난달 나란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와 ‘G4’를 내놓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똑같이 중국 고민에 빠졌다. 중국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의 33.0%가 팔린 세계 최대 시장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틈만 나면’ 중국을 찾아 공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판매량 기준)은 2013년 17.7%에서 지난해 13.8%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10∼12월)와 올 1분기(1∼3월)에는 각각 9.8%와 9.9%로 두 자릿수 시장점유율이 깨졌다. 순위도 4위까지 밀렸다. 수년간 압도적 1위를 지키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삼성전자의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시켜 줄 유일한 희망은 갤럭시S6였다. 그런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선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됐다. 지난해 3, 4분기에 애플이 아이폰6와 플러스를 너무 많이 팔아 버린 탓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살 만한 사람들이 이미 대부분 아이폰으로 바꿨다는 얘기다.
지난해 갤럭시S5의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중국 내 유통망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도 문제다. 당시 상당수 중국 유통사업자들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재고를 털어내자”고 요청했지만 삼성전자는 거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이 과정에서 갤럭시S5 재고를 반품하고 삼성전자와 거래를 끊는 유통사업자들이 많이 생겼다.
그 여파가 갤럭시S6에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6가 국내에 비해 해외에선 선전하고 있는데 유독 중국에서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보기엔 이마저도 ‘사치스러운 고민’이다. LG전자의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올 1분기 20만 대 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은 0.2%(19위)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5위 스마트폰 업체로서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내 오프라인 유통망이 아예 없다는 데 있다. LG전자가 19일 베이징(北京)에서 발표 행사를 가진 G4도 전작인 G3처럼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京東)’을 통해서만 판매하기로 했다.
G4는 다음 달 초 미국에 선보이는 등 이달 마지막 주부터 다음 달 첫째 주 사이에 잇달아 해외 소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LG전자 스마트폰 마케팅담당 임원은 “해외 각국에서 들어온 주문량이 이미 예상치를 넘어서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미디어 반응은 좋지만 오프라인 시장에서 대대적인 판매 전략을 쓸 수 없다는 건 아쉽다”고 말했다.
애플이라는 최강자를 상대로 뒤집기 쇼를 펼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중국이란 시장을 넋 놓고 놓칠 수는 없는 일이다. ‘중국 고민’에 빠진 삼성과 LG가 어떤 회심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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