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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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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산업부 기자
신수정 산업부 기자
 배달음식 검색 및 주문 서비스 앱인 ‘배달의민족’으로 잘 알려진 기업인 ‘우아한형제들’에는 독특한 직원 복지제도가 있다. 바로 제한이 없는 도서 구입비 지원 제도다. 직원 한 명당 월평균 20만∼30만 원가량 쓴다고 한다. 일부 직원은 200만 원까지도 쓴다. 책 사랑이 너무 지극한 몇몇 직원 때문에 복지비가 많이 나가는 것 아니냐며 일부 직원들이 도서 구입비에 한계를 둘 것을 건의하자 이 회사 김봉진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책을 많이 사면 출판 시장이 좋아진다. 그러면 양질의 책이 많이 나올 거다. 우리 직원들이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면 직원 개개인의 경쟁력이 높아져 결국 회사에 도움이 된다.”

 국내 최대 미용실 체인을 운영하는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도 오랫동안 독서 경영을 실천해 오는 최고경영자(CEO)다. 독서 경영을 내세운 회사 중 대표만 독서에 관심이 있고 직원들은 무관심한 경우가 제법 많다. 강 대표의 독서 경영이 지속되면서 직원들에게도 뿌리내렸음을 느낀 건 방문했던 모 지점의 디자이너 때문이다. 그 디자이너는 내가 머리를 하는 동안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많다며 일독을 권했다. 강 대표는 “헤어디자이너들이 고객들과 깊이 있고 폭넓은 대화를 하려면 책을 통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책을 통한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느끼고 있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시대지만 여전히 독서는 통찰력의 원천으로 꼽힌다. 특히 CEO 중에서는 독서광들이 많다. 매 순간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본인 결정에 따라 회사의 미래가 바뀔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독서의 힘을 잘 아는 CEO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서 틈틈이 책을 읽는다.

 독서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해 경영에 도입한 이는 세종대왕이다. 그는 대풍평(大豊平)의 세상을 열려면 다방면에 걸친 지식이 필요하다고 보고 ‘사가독서(賜暇讀書·휴가를 주어 책을 읽게 한다)’를 도입했다. 성장 가능성 높은 인재들이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서에 전념하게 해 창의적 방식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대안을 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잘 알려진 책 애호가들이다. 손 회장은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비전이 방대한 독서에서 비롯됐다고 여러 번 말한 바 있다. 그는 과거 인터넷 사업으로 잘나가다가 만성간염으로 3년간 병원 신세를 지면서 4000여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이때의 독서량과 사색이 현재 그의 경영 통찰력의 바탕이 되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2010년부터 자신이 읽은 책 서평을 개인 블로그인 ‘게이츠 노트’(gatesnotes.com)에 올려 독서의 힘을 널리 전파 중인 빌 게이츠는 이런 말을 남겼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

 이번 가을엔 스마트폰 뉴스에서 잠시 눈을 돌려 독서하며 사색하는 이들이 늘었으면 한다.

신수정 산업부 기자 crystal@donga.com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준오헤어#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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