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대구구장에는 양 팀 선수의 응원가가 연신 울려 퍼졌다. 경기 중 쉬는 시간에도 최신 가요가 계속 흘러나왔다. 대다수의 관중은 끊임없이 나오는 노래에 흥겨워한다. 다만 이 음악이 ‘억’ 단위의 고가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야구장에서 나오는 최신 가요와 기존 곡을 개사한 응원가는 모두 저작권 사용료를 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는 2001시즌부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판매용 음반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급해왔다. 2000년 7월 개정된 저작권법에 따라 전문체육시설에서 쓰는 음악에 대해선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KBOP가 8개 구단을 대표해 비용을 내면 나중에 시즌 수익을 각 구단에 분배할 때 이 부분을 공제한다.
2001시즌 1600만 원이었던 저작권료는 2010시즌 7040만 원, 2011시즌엔 1억4900만 원으로 올랐다. 저작권료가 10년 동안 10배 가까이로 오른 셈이다. 이는 그만큼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졌고, 지난 시즌부터 요율(입장수입에 대한 저작권료 비율)이 0.2%에서 0.3%로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1억 원대였던 음악사용 대가는 올 시즌 3억∼4억 원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는 저작권료뿐 아니라 노래를 부른 가수와 음반 제작자에 대한 보상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2009년 7월 저작권법은 판매된 음반을 사용해 공연을 하면 실연자와 제작자에게 보상금을 주도록 개정됐다. KBOP는 법 개정 후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원제작자협회와의 오랜 협상 끝에 두 단체에 2010, 2011시즌분을 올해 한꺼번에 지급하기로 했다. 보상금은 통상 당해 저작권료의 50∼60%다. 이 비용은 해당연도 시즌이 끝나면 이듬해 정산해 지급한다.
보상금이란 개념은 나라별로 천차만별이다. 일부 유럽국가에는 있는 반면에 미국 일본 중국에는 없다. KBOP는 보상금 때문에 음악 관련 지출이 2, 3배로 뛴 데다 협상 창구도 3개로 늘어 고충이 크다. 갑자기 억대의 돈을 추가로 내야 해 가슴이 쓰린데 3곳과 매년 줄다리기까지 해야 한다.
저작권협회 실연자연합회 음원제작자협회도 국민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공익성을 인정하고 협상 창구를 일원화하려는 노력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권리 보호를 위해 저작권의 요율을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등 ‘이익’에만 집착하면 그 노래가 팬들에게는 더이상 응원가로 다가가지 않을 수도 있다. ‘상생’이 오래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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