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식재료(창단 기업과 연고지)는 마련됐다. 언제든 맛난 음식(제10구단 창단)을 만들 요리사(한국야구위원회)도 있다. 그런데 정작 주인(일부 프로야구단)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 판의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다.
내년에 제9구단 NC가 1군에 합류하는 가운데 올해 안에 10구단 창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홀수팀 체제로는 8팀이 경기를 하고 한 팀이 쉬는 기형적인 운영이 불가피하다. 기록 감소 등 프로야구 흥행에 마이너스다. 그럼에도 롯데 삼성 등 일부 구단은 여전히 추가 창단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존 구단이 매년 수백억 원의 적자가 나는 현실에서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논리다.
10구단 창단 분위기는 무르익은 상태다. 프로야구가 올해 700만 관중을 돌파하면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은 뜨겁다. 정보통신기업 KT는 11월 7일 경기 수원시와 10구단 창단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전북도도 한 중견 기업과 조만간 10구단 창단 추진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주위 눈치만 보고 있다. KBO 관계자는 “가능하면 골든글러브 시상식 전에 10구단 창단을 논의할 방침이다. 하지만 기존 구단들의 찬반이 엇갈리고 있어 난감하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10구단 창단은 KBO 이사회에서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이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KT 역시 하루빨리 KBO 이사회가 열리길 바라고 있다. KT 관계자는 “10구단 창단 의사를 밝힌 뒤 ‘이제 우리도 응원할 팀이 생겼다’며 기뻐하는 사원이 많다”며 “기존 구단이 허락해준다면 프로야구의 흥행과 모기업의 마케팅 강화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10구단 창단은 프로야구와 그 젖줄인 아마추어야구의 상생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게 야구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제 KBO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올해 안에 10구단 창단을 결정하고 내년 초에 해당 기업과 지자체가 결정돼야 2015년 10구단의 1군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700만 관중을 넘어 1000만 시대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구단들이 10구단 창단 요청에 ‘응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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