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7일자 A16면에 ‘축구단체장 선거 앞두고 현역 지도자에 돈 뿌려’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당시 지도자들에게 200만(초교), 300만(중고교), 500만 원(대학)씩 뿌렸는데 지금은 없어진 한국축구연구소와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관계자들이 “돈을 준 것은 맞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라고 오히려 역정을 냈던 아주 황당한 사건이었다. 이 두 단체는 ‘축구 야당’임을 자처한 한 인사가 만들었고 이듬해 1월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끝난 뒤 사라졌다. 지도자들(팀의 대표가 투표권을 가지나 대부분 지도자에게 위임)이 축구협회 산하 각 연맹, 그리고 각 시도 협회장 선거의 투표권을 가졌으니 엄연히 ‘매표’를 위한 금품수수였다. 이들이 뽑은 중앙 및 시도 협회장이 대의원으로 참여한 축구협회장 선거 땐 그 인사가 자신을 찍어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을 줬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수사를 한 게 아니라 확인되지는 않지만 지도자들에게 거액을 뿌린 것을 감안하면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 당시 이 같은 불법 행태를 축구협회와 그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 및 문화체육관광부도 인지했지만 그 인사가 낙선해 흐지부지되는 바람에 경찰에 고발하지 않아 사법처리 되지는 않았다.
당시 ‘이번 회장 선거가 마지막이다. 안 되면 장학사업을 하며 노년을 보내겠다’던 그 인사는 4년이 흐른 지금 다시 조용히 나타나 축구판을 흔들고 있다.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각 시도 협회장 선거에 개입해 어이없는 불법 선거를 조장하고 있다. 그 인사의 지원을 받는 일부 지방 협회는 ‘협회에서 임원으로 일한 자는 기탁금 없이, 외부인은 5000만 원의 기탁금을 내고 출마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외부인 출마를 사전 차단하는 비상식적인 선거를 치르고 있다. 페어플레이가 생명인 축구계에서 매표 행위를 하고도 도덕적으로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는 자칭 ‘축구 야당’ 인사에게 개념 없는 일부 야당 국회의원도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산하 단체 임원 승인권을 가진 체육회와 문화부는 축구협회만이라도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규정을 만들어 이들의 준동을 막아야 한다. 그동안 국내 스포츠 단체가 열악해 돈 많은 회사 회장을 추대해 이런 추악한 사례가 거의 없었으나 축구협회는 자체 수익으로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주무를 수 있어 너도나도 하겠다고 하는 상황이 됐다. 축구는 국민 전체의 관심사이니 회장 선거에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규정을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공직선거법상 금품수수나 금지된 기부행위를 할 경우 쌍방 모두 실형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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