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되신 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성탄절 메시지대로 ‘국민 행복시대’를 열어주시길 바랍니다.
야구 담당 기자로 박 당선인께 고마움부터 전해야겠습니다. 새누리당 대선후보였던 12월 7일,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 지지’ 의견을 전해주셨죠. 덕분에 그동안 창단 여부를 놓고 찬반이 엇갈렸던 10구단 문제가 쉽게 풀렸습니다. 11일 9개 구단 대표가 참석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추진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습니다. 1982년 프로야구가 6개 구단으로 출범한 지 30년 만의 결실이었죠.
10구단의 주인공은 박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내년 2월 이전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후보는 경기 수원시와 KT, 전북도와 부영입니다. KBO는 외부인사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두 지역과 기업을 검증한 뒤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총회에서 10구단 창단을 최종 승인합니다. “수도권이라 접근성이 좋고 정보통신 대기업답게 통 큰 투자를 하겠다”(수원시, KT), “야구가 각 지역에서 균형 발전을 하기 위해 호남을 지원해 달라”(전북도, 부영)는 두 곳의 의견 모두 일리가 있는 주장입니다. KBO는 이와 관련해 정치권의 입김을 배제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죠. 박 당선인께서도 이를 믿고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10구단 창단 못지않게 중요한 게 또 있습니다. 프로야구는 올해 7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는데요. 관중을 위한 배려는 한참 부족합니다. 전국 야구장 대부분이 지은 지 수십 년이 된 노후 구장입니다. 1982년 지어진 ‘한국 야구의 메카’ 잠실야구장은 더 심각한데요. 화장실은 턱없이 모자라고 관중석은 좁고 불편하죠. 프로야구 LG와 두산이 함께 사용 중인데 구장 시설은 땜질식 보완에 그치고 있습니다. 잠실구장을 관리하는 서울시는 두 구단에서 매년 위탁료와 광고료 등으로 수십억 원씩 받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투자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이 즐기는 공공시설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잘못된 시각 때문이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을 거둔 한국 야구는 세계 톱클래스에 올랐습니다. 반면 국내 야구 인프라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입니다. 도쿄돔 같은 수천억 원짜리 고가(高價)의 구장은 아니더라도 외국에 자랑할 만한 멋진 야구장 하나쯤은 필요한 때가 된 게 아닐까요?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합니다. 9회말이 끝날 때까지 희로애락이 담겨 있어서죠. 박 당선인께서 대통령에 취임하시면 야구장에 꼭 한 번 들러주시길 바랍니다. 멋진 시구도 해보고 뜨거운 응원 열기를 느껴보세요. 그리고 하나 더, ‘국민 스포츠’로 자리한 프로야구 10구단 시대에 필요한 게 뭔지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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