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는 14일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협회는 기존 8국 1센터 1실 체제를 1기획단 4실 체제로 바꾸면서 “국제 경쟁력 제고와 축구 저변 확대 및 인프라 구축,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 등의 당면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연공서열 파괴, 능력 있고 젊은 인재를 팀장으로 발탁해 조직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회장 직속으로 핵심정책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미래전략 기획단을 만들어 곽영진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이용수 세종대 교수를 영입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특히 ‘축구 야당’ 인사인 이 교수를 기용한 것은 축구인들 화합 차원에서도 잘한 일이다. 이 교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기술위원장으로 ‘4강 신화’에 큰 몫을 했지만 배척돼 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협회가 밝힌 ‘경쟁력과 효율성 극대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협회는 현대건설에서 7년, 협회에서 12년째 홍보를 담당한 홍보국장을 대기발령하고 경기국과 사업국에서 주로 일하던 모 차장을 홍보팀장으로 앉혔다. 축구협회는 제조업체가 아니고 대한민국 축구가 이룬 성과와 이미지로 스포츠마케팅을 하는 단체다. 그만큼 언론을 통한 이미지 제고가 중요함에도 ‘베테랑’ 대신 ‘문외한’을 내세운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다른 팀에도 전문가보다는 초보가 눈에 많이 띈다.
홍보국장 등 4명의 간부를 대기발령하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한 인사를 슬그머니 영입한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특정인을 뽑기 위해 이들을 대기발령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를 주도한 안기헌 대한축구협회 전무는 “더 잘해 보자고 한 인사다. 좀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있지만 대부분 협회 인사들은 “일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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