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대학농구 감독협의회, 일부 프로팀과 연습 보이콧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9일 03시 00분


得보다 失 많은 ‘자충수’

김종석 스포츠부 차장
김종석 스포츠부 차장
최근 끝난 프로 아마추어 농구 최강전에서 고려대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고 스타로 떠오른 센터 이종현(206cm). 그는 프로 선배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모비스 함지훈을 꼽았다. “힘이 좋고 다양한 기술을 갖춘 지훈 형을 막기가 쉽지 않았어요.” 이종현이 함지훈과 맞대결을 펼친 것은 이번 대회 준결승 경기가 유일했다. 프로농구 시즌 개막을 앞둔 요즘 프로팀과 대학팀의 연습경기가 한창인 점을 감안하면 의외다. 더구나 ‘만수(萬手)’라고 불리는 유재학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모비스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라 실력을 쌓기에는 최적의 파트너인데도.

사정은 이렇다. 대학농구 감독협의회가 소속 대학팀과 모비스의 연습경기를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수를 1명만 선발했다는 이유로 모비스를 비롯해 지난 정규시즌 1위 SK, 오리온스와는 1년 동안 연습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모비스는 최근 모 대학팀과 연습경기 일정을 잡았다가 해당 팀 감독에게 “벌금 같은 징계를 받을 수 있어 취소해야겠다”는 통보를 듣기도 했다.

연습경기 보이콧은 다분히 감정만을 내세운 대학 감독들의 자충수로 보인다. 대학팀은 프로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력을 쌓을 수 있으며 소속 선수를 프로팀 지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모비스 SK는 평소 많은 신인을 뽑다가 지난해 제대 선수 등으로 선발 폭을 줄인 측면도 있다. 신인 선수 더 뽑자고 기량이 나은 기존 선수를 내몰 수도 없다. 이번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모 대학 감독은 우수 선수가 워낙 많아 다음 달 신인드래프트에서 취업에 별 걱정이 없기에 괜한 몽니를 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프로구단 사무국장은 “대학 선수들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를 차단해 버렸다”고 꼬집었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상생해야 한다. 반목보다는 대학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나 프로팀 엔트리 확대 같은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김종석 스포츠부 차장 kjs0123@donga.com
#아마추어 농구 최강전#대학농구 감독협의회#모비스#연습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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